종교 아닌 신념 따른 병역거부, 대법 판결 앞두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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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종교 뉴스1팀 2018-11-04

“강제징집 제도 자체가 위헌” “최저임금 못 미친 병사급여 재산권 침해” 주장    

대법원이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놓은 가운데, 종교와는 다른 일반적 신념을 사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건이 심리 중인 것으로 확인돼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병역거부자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과는 다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 20대 남성은 “우리나라의 강제징집 제도 자체가 위헌”이라는 신념에 따라 처벌을 감수한 채 병역을 거부했다. 또 "병사의 급여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진정하게 성립된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면 처벌 못 한다는 대법원의 새로운 판례가 징병제가 위헌이라는 신념을 '진정한 양심'으로 판정할지가 쟁점이다.     

법원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병역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K(22)씨의 상고심 사건을 지난해 9월부터 심리 중이다.    

K씨는 2016년 10월 현역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일로부터 사흘이 지날 때까지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고, 1·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 되지는 않았다.    

그는 "모병제라는 대안이 있는데도 대체복무제 없이 강제징집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1·2심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가 헌법적 의무에 의한 법익보다 더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어 제한하더라도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이라며 K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특히 K씨의 재산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에 의해 보장된 권리가 아니다"면서 위헌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지난 1일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두고 제시한 새 판단기준에 따르면 K씨의 경우도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온다. K씨도 진정한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새 판단기준은 병역을 거부한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로 인정할 수 있는 양심이라고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사람의 내면 깊이 자리 잡은 것으로 삶의 전부가 그 신념의 영향력 아래 있어야 하고, 고정불변의 정도는 아니어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 신념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신념과 관련한 문제에서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러한 신념은 진실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병역거부에 대해선 ▲ 입영통지를 받은 뒤 현재까지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점 ▲ 처벌을 감수하면서도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 의사를 유지하는 점 등을 들어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봤다.    

K씨 역시 새 판단기준에 본인의 사정이 부합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강제징집 제도가 위헌이라는 신념이 깊고, 2016년 입영통지를 받은 후 현재까지 확고하게 입영을 거부하고 있으며 처벌이라는 위험을 감수하고서 병역거부의 신념을 지켜온 만큼 진정성이 입증된 셈이라는 논리를 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K씨의 위헌 신념은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판단한 병역거부 사건 피고인들의 양심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대법원이 제시한 진정한 양심은 따르지 않았을 때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정도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이지만 K씨의 강제징집 위헌 신념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다.     

    

기사입력 : 20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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