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 2차 北·美정상회담서 실질적 비핵화 합의 나와야

크게작게

문윤홍 대기자 2018-12-22

年初 북미정상회담 가능성…비핵화 실질적 진전 담보할 큰 틀의 합의 받드시 나와야     

2018년은 지구촌 마지막 냉전의 땅인 한반도에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며 세계사적인 대전환의 첫 발을 뗀 한해였다. 한국전쟁 이후 68년간 '기술적 전쟁상태'로 적대하던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마주 앉은 장면은 그 자체로도 세계사에 큰 족적을 남긴 '역사적인 한 컷'이었다. 나아가 6월
12일 싱가포르를 무대로 '세기의 담판'을 벌인 두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은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의 봄이 오길 바라는 세계인의 염원이 담긴 위대한 여정의 출발로 평가됐다.    

그러나 북·미(北美) 정상의 힘찬 첫 걸음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여정은 자갈길처럼 거칠고 울퉁불퉁했다. 반년을 넘겨 세밑까지 치열한 신경전과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는 북·미 간의 '밀고 당기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北·美 정상회담 가능…비핵화 실질적 진전 담보할 큰틀 합의 반드시 나와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시작된 북한과의 대화는 전례 없는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극한으로 치닫던 대결 국면은 사라지고 역사적인 협상 기회가 열렸다.

그러나 핵 문제를 중심으로 본다면 전반기의 급격한 기대와 후반기의 지루한 정체가 대비되는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6월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변곡점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은 더 진전되지 못하였고, 정체 상태를 타개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기 때문이다.

왜 지금의 정체가 도래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그간의 과정을 이끌어온 동력(動力)이 무엇이었고, 각국은 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동력을 보자.     

첫째, 톱다운(top-down)식 접근이었다. 처음부터 정상이 만나 협상의 방향과 에너지를 실무급에 내려주는 방식이 시도되었다. 통상적인 방식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는 실무선에서 준비 교섭을 한 후 성과가 가시화되면 정상회담을 열어 이를 수확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이 채택된다. 둘째, 한국의 촉진자 역할이다. 한국은 2018년 내내 남북 대화를 통해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동력을 제공하려 했다.    

◆北·美의 동상이몽  

그러면 이에 대한 각국의 대응이 어떠했는지 살펴보자. 톱다운 방식은 당초 북한이 제안했고, 남한은 적극적으로 환영하였다. 미국에서는 톱다운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의적이었으나, 외교·안보 관리들은 신중했다. 그래서 한때 북·미 정상회담이 연기되었다. 그러나 북한이 급거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한국이 이를 활용하여 촉진자 역할을 함에 따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톱다운 방식과 한국의 촉진자 역할이 잘 작동했다.

그러나 그 후 북·미가 후속 협상을 하는 단계에 이르자, 각국의 입장에 분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문제가 불거진 계기는 싱가포르 회담 직후 열린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간의 평양 회담이었다. 북한은 폼페오가 정상 합의에서 벗어난 요구를 했다고 맹비난하고 이를 강도적이라고 불렀다.

일이 이렇게 된 연유는 북·미 간에 싱가포르 회담 결과를 보는 시각에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싱가포르에서 두 정상이 관계 개선과 신뢰 구축부터 하여 비핵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북한은 그것이 두 정상이 아래에 내려준 협상 방향이라고 본다. 싱가포르 성명에는 그런 식으로 쓰여 있다. 그런데 북한은 폼페오와 대좌해 본 후, 그가 싱가포르 합의를 달리 해석하려 한다고 여기게 되었다.

반면 미국 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조야의 시각은 다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한 사전교섭 없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면한 결과, 북한 주장이 많이 담긴 성명에 합의해 주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은 이제부터는 실무선에서 잘 준비하여 다음 단계로 나가려고 한다. 이들에게 급선무는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언급한 완전한 비핵화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즉, 이제부터는 바텀업 접근을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북·미는 비핵화의 개념(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냐), 비핵화와 신뢰 구축 간의 우선순위(신고가 먼저냐, 종전선언·제재완화가 먼저냐), 비핵화 추진 방식(단계적 동시적이냐, 핵·미사일 주요 부분부터 폐기냐)을 두고 계속 다투었다.
▲ 지난 6월12일 열린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왼쪽)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한국의 촉진자 역할에는 한계  

다툼이 지속하는 가운데 실무협상의 성과를 확신하지 못한 미국은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재추진하다가 막판에 취소했다. 자연히 한국에서는 남북 대화를 통해 새 동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라는 인식이 생겼다. 남북 평양 정상회담이 열렸고, 우리의 촉진자 역할 덕분에 폼페오의 방북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후에도 북한은 합의되었던 김영철의 방미(訪美)를 연기시켰고, 미국이 요망하는 비건-최선희 간 핵 대표 협상에도 불응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요구하고 있다. 재차 톱다운으로 분위기를 정비하려는 의도이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실무협상에서 진전이 없으면 2차 정상회담을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정체가 지속하자 국내에서는 김정은의 연내 방남(訪南)을 성사시켜 북·미 협상을 추동하자는 구상이 제기되었다. 더 나아가 미국에도 일단 북·미 정상회담을 열어 선순환의 에너지를 투하할 것을 권유하자는 생각도 고개를 들었다. 다시 촉진자 역할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회의 계기에 트럼프를 만나,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었다. 그러나 북한은 김정은의 연내 방남에 응하지 않고 있다.

여기까지가 2018년 한 해의 경과이다. 정리하자면 톱다운에 관해서는 미국에서 이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주목된다는 것이고, 한국의 촉진자 역할에 관해선 미국을 북한과 대좌시키는 효능은 있되 북한을 미국과의 대화로 견인하지는 못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북한의 톱다운 vs 미국의 바텀업  

그러면 2019년 새해에는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그에 대한 전망은 북한이 어떻게 나올 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재 교착상태가 북한의 실무협상 기피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새해 움직임을 예측하는데 올해 북한이 보여준 행보보다 더 유용한 참고자료는 없을 것이다. 북한으로선 2018년 신년사로부터 시작한 회담 공세가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임할 것이므로 새해에도 유사한 구상을 할 가능성이 있다. 목표는 지금의 정체를 타개하고 북한의 구미(口味)대로 협상을 복원하는 일일 것이다.

그간의 행태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치중하는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미국 실무라인을 우회하고 트럼프와 직거래하여 협상의 방향을 재정립하는 첩경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리하여 싱가포르 성공 신화를 이어가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과거에 북한은 주요 구상을 내놓기 전에 극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일정 기간 어깃장을 놓곤 하였다. 이 맥락에서 북한이 그간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불응하고, 김정은의 연내 방남에 응하지 않은 것은 그럴법한 일이다.    

◆ 2019년 새해 초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  

2019년 새해 초(1~2월)에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최우선시하고 남북 정상회담은 부수적으로 대할 소지가 있다. 올해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후 북·미 정상회담을 하였으나, 새해에는 북·미 정상회담부터 하고 그 후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이렇게 나올 경우 관련국의 대응은 무엇일까? 우선 미국 쪽에서는 북한의 주문 대로 놀아주는 것은 잘못이라는 소리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선호할 소지가 있다.

물론 그간 실무협상을 통한 준비부터 하자고 했던 관리들은 소극적이겠으나, 어차피 지금은 실무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형편이니, 이들에게도 선택지는 별로 없다. 역설적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폼페오-김영철 회담과 비건-최선희 회담을 여는 가장 빠른 방안은 미국이 2차 정상회담에 동의하는 것이다. 그러면 북한은 정상회담 준비라는 명목으로 실무협상에 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미국 관리 중에 그 방법으로라도 실무협상을 열어 정상회담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차선이라는 쪽으로 선회하는 이가 늘어날 것이다.

한국은 정체 국면을 탈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지지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하나의 유의점이 있다.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먼저 하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집착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보고, 그때 한국을 상대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요량을 할 개연성이 있다. 그러니 남한으로서는 진중할 필요가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도사린 위험

어쨌든 이처럼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높다. 그러면 남는 결론은 그 회담에서 비핵화의 실질 진전을 담보할 큰 틀의 합의가 반드시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된다면 후속 협상은 안정될 것이다. 그러면 톱다운이든 바텀업이든, 남북 정상회담이 먼저이던 북·미 정상회담이 먼저이던 모두 그리 중요치 않다.

그러나 만에 하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의 재판(再版)이 된다면 이는 재앙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싱가포르는 지나가 버린 역사적 기회였다. 그것이 재현되면 북한은 또다시 승리에 도취하여, 자기식 비핵화를 더 강고히 고집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를 수용하는 후속 협상을 할 리는 없을 것이다. 미국이 더 이상의 톱다운에 응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협상은 좌초할 것이다. 또 그때 가면 한국이 남북 협력을 추진할 공간도 급격히 축소될 것이다. 이는 피해야 할 길이다. 2018년 세밑에 비핵화 협상의 경과를 돌아보고 새해를 전망해보는 이유는 협상이 순항할지 파국으로 갈지가 새해에 판가름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 ‘베트남’이 뜨는 이유는?

2019년 초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후보지로 베트남이 부상하고 있다. 남북과 미국, 베트남 네 나라의 얽히고설킨 특수 관계를 고려하면 그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장소로 세 곳의 후보지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적으로 북한 대사관이 있는 몽골, 인도네시아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베트남이 유력한 후보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1월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시아 4개국 순방의 일환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데 이어, 비슷한 시기 미 국무부의 북한 문제 담당인 마크 램버트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도 다녀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베트남에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트남을 2차 정상회담의 유력한 후보지로 염두에 둔 사전 답방의 성격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한미 양국과 베트남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렀다가 화해했다는 상징성과 베트남이 북한의 경제개혁 롤모델으로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이 베트남의 회담 개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의 항행거리를 고려할 때에도 베트남은 북한의 이동 부담을 줄이는 적소로 평가된다. 미국 CNN 방송은 최근 베트남 정부도 자국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韓美워킹그룹 2차회의 12월21일 서울 개최…비핵화·제재면제 논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도 20일 개최…'교착상태' 비핵화 협상 해법 모색
    

한미(韓美)간에 비핵화와 대북제재, 남북관계 관련 사안을 협의하는 워킹그룹 2차 회의가 12월21일 서울에서 열린다. 외교부는 18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22일 방한 예정인 스티븐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및 워킹그룹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협의에서는 최근 북미 접촉 동향, 내년 초 북핵 외교 대응 전략 등 비핵화·평화체제의 실질적 진전 방안에 대한 조율과 함께 남북관계 등 북핵·북한 관련 제반 현안 관련 긴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북핵 수석대표 협의는 20일, 워킹그룹 회의는 21일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워킹그룹 회의에는 우리측에서 이도훈 본부장을 비롯한 외교부와 통일부, 청와대 관계자 등이, 미국 측에서는 비건 특별대표 등이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워킹그룹은 지난 11월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열면서 출범했고, 이번에 한 달 만에 다시 대면 협의가 이뤄지는 것이다. 한미는 지난 7일 워킹그룹 실무 화상회의를 열고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동향을 점검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선 교착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상황을 평가하고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해법이 모색될 전망이다. 북미는 지난 10월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협의 이후 본격적인 협상을 갖지 않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회담을 11월8일 뉴욕에서 열기로 했다가 연기한 뒤 1개월 이상 지나도록 다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불발된 배경에 대한 서로의 인식을 공유하고 내년 1∼2월로 추진되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 등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또 12월26일로 예정된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남북 협력사업의 제재면제에 대해서도 협의할 전망이다. 착공식 행사 자체는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행사를 위해 올라가는 물자들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산가족 화상상봉, 북한 양묘장 현대화, 남북 간 국제항공로 신설 등 사업에서도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제재에서 면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북한 사랑’ 식어가나…5·6월 트윗 41건, 10월 이후는 6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윗을 이용해 정치하는 스타일이다.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의 트윗에서 북한의 존재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12월16일 중앙일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에 2018년 1월1일 이후 올라온 트윗 3164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북한을 언급한 트윗은 모두 95건이었다. ‘North Korea(북한)’라는 단어가 91차례 나왔다. ‘Pyongyang(평양)’,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등의 표현도 썼다.       

시기별로는 2018년 1~6월 사이가 68건이었다. 1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6월12일에 열렸는데, 이를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은 집중적으로 북한 관련 트윗을 올렸다. 5월이 21건, 6월이 20건이었다. 정상회담 다음 날인 6월13일에는 북한과 관련해 7건의 ‘폭풍 트윗’을 올렸다. 7건은 그가 2018년 들어 하루에 올린 트윗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하지만 하반기로 오면서 북한이 등장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7~12월 사이 북한이 언급된 트윗은 27건으로 상반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특히 본격적인 중간선거(11월 6일) 국면으로 접어든 10월 이후에는 북한 관련 트윗이 6건밖에 없다. 10월 1건, 11월 2건, 12월 3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29일(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의 중간선거 지원유세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련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우린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말을 쓰기엔 트윗 빈도가 현격히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월 평균 트윗 수는 263.7회다. 월별로 치면 10월에 가장 많은 368건의 트윗을 올렸는데, 북한에 대해선 10월 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소개한 트윗 1건이 전부다. 이후 11월1일 “중국과 북한 문제를 협의했다”는 트윗을 올리기 전까지 24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서 북한은 등장하지 않았다.  

2017년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때는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을 ‘KJU’ 혹은 ‘로켓 맨’으로 불렀던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2018년 들어서는 호칭이 달라졌다. ‘Kim Jong Un(김정은)’은 올해 25차례 언급됐는데 북ㆍ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5월31일 처음으로 ‘Chairman Kim(김 위원장)’이라는 존칭이 등장한다. 이 존칭은 10월 7일까지 12차례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14일 트윗에서 다시 ‘Kim Jong Un’으로 돌아갔다.       

거의 매일같이 개인적인 감정 표현부터 중요한 정책이나 개각 예고까지 트윗으로 날리는 그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같은 변화는 북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게 대중(對中)외교인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 바로 드러난다. 2018년 들어 중국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105건이다. 상반기가 48건, 하반기가 57건으로 꾸준히 관심을 보이며 트윗을 올렸다. 소재도 미·중(美中) 간 무역 전쟁에서부터 북핵 협력까지 다양했다.  

북한 관련 트윗이 줄어든 것과 관련, 외교가에서는 북핵 문제에서 기대했던 성과가 좀처럼 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집중도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올린 트윗에서 “많은 이들이 나에게 북한과의 협상을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묻는데 나는 언제나 이렇게 답한다. 우리는 서두를 것이 없다고 말이다(in no hurry)”라고 했다. “북한에는 엄청난 경제적 번영을 이룰 굉장한 잠재력이 있고 김정은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국민을 위해 이 점을 완전히 이용할 것이다. 우리는 잘하고 있다”면서다.  

비핵화 완료 시점을 두고 1년 정도의 초단기 비핵화를 시사했다가 자신의 1기 임기가 끝나는 2020년 말까지로 거론하며 비핵화 시점을 놓고 오락가락 말을 바꿔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끝난 뒤부터 공개적으로 이런 느긋한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제재를 통한 최고의 압박이 유지되는 한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듯한 조짐을 놓고 국내외에선 우려도 나온다. 지금처럼 북한은 버티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심을 잃으면서 모처럼 마련된 북핵 문제 해결의 동력이 떨어지는 게 정부가 걱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하나의 카드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비핵화 실무 협의가 충실히 이뤄지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등 국내 정치 측면에서 국면 전환용으로 갑자기 나서는 것이고, 북한 역시 이를 노리고 있다”며 “그럴 경우 1차 회담 때와 비슷한 수준의 타협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탄두를 대량 생산하라는 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 지시는 철회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당히 타협하면서 핵이 있는 채로 상황을 어정쩡하게 끌고 가고, 결국 신고와 검증을 소홀히 하는 ‘나쁜 비핵화’에 합의하는 게 우려되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 역시 사실상 북핵 문제를 방치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전략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에서 국제문제그룹 책임자를 맡고 있는 켄 가우스 박사는 1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압박을 통한 비핵화 우선 노선을 걷는 한 그는 전략적 인내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북ㆍ미 간에 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는 다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결과는 똑같다”고 말했다. 다만 국립외교원 최우선 교수는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한이 밀렸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하반기 들어 중간선거와 스캔들 등 국내 정치적 이슈들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 북한 언급이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기사입력 : 2018-12-2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뒤로가기 홈으로

가장 많이 읽은 기사

URL 복사
x

PC버전

Copyright ⓒ 매일종교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