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 감소 伊 수도원, 유럽 극우세력의 양성소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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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종교 뉴스2팀 2018-12-27

“글로벌 자유무역과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조지 소로스 재단의 대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이 수도사 급격 감소로 수도원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유럽 극우 양성의 거점이 될 처지에 놓였다.     

이를 배후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극우 성향 인터넷 뉴스매체인 ‘브레이트바트’를 운영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을 설계, 백악관에 입성했다가 지난해 8월 경질된 스티브 배넌(사진)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 극우 양성의 거점이 될 수도원은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2시간가량 떨어진 트리술티 수도원이다. 이 수도원은 수도사들이 800년 이상 기도를 드리고, 공부를 하며, 인근 숲에서 딴 허브로 치료제를 만들던 고즈넉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극우 정치인을 양성해 내는 ‘교육 기관’으로의 탈바꿈을 앞두고 있다. 배넌이 브레이트바트를 운영할 당시 알게 된 심복 벤저민 한웰이 이를 주도한다. 한웰은 지난해 트리술티 수도원을 우익 포퓰리즘을 교육할 공간으로 사용하는 계약을 이탈리아 정부와 체결했다. 매년 10만유로(1억 2,810만원)를 내는 게 조건이다. 수도사들이 급격히 감소해 수도원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그 틈을 노려 이곳을 극우 정치인 양성소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실행하기로 한 것이다.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나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과 같은 인물을 양성하는 게 그의 목표다.     

언론에 알려진 운영계획에 따르면 이 수도원에는 일단 2주짜리 과정이 개설된다. 이 과정 참가자들에게 낙태, 안락사 등을 반대하는 레나토 마르티노 추기경의 사상과 보호무역,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배넌의 사상 등을 가르치게 된다. 머리 스타일까지 따라할 정도로 배넌의 열렬한 추종자인 한웰은 “수도원은 포퓰리즘 정치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며 “차세대 정치 리더들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 뒤 로마와 다른 유럽의 수도 또는 미국으로 돌아가 향후 수십 년간 배넌의 반란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넌도 이 계획과 관련, “잠깐 스쳐갈 무언가를 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인근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수도원이 있는 콜레파르도시 시장인 마우로 부시그리에리는 “주민 대다수는 종교적인 장소가 왜 미래 정치인을 양성하는 곳으로 이용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향후 5년간 유럽정치의 지형을 가늠할 유럽의회 선거가 내년 5월 열리는 가운데, 배넌은 일찍부터 유럽의회에 우파 포퓰리즘을 심겠다는 야심을 드러내 왔다. 그는 이미 올 여름 벨기에 극우 정당 인민당 설립자인 미카엘 모드리카멘이 만든 ‘무브먼트’라는 단체에 공식 합류했다. 이 단체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유럽 내 극우정당들의 선거전략을 컨설팅해 준다.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과 또 다른 극우정당 이탈리아 형제당도 무브먼트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배넌은 자신의 경쟁 상대로 헝가리 태생의 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를 지목해 왔다. 소로스는 오픈소사이어티재단을 통해 세계 각지의 시민운동과 민주주의 가치 전파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배넌은 무브먼트에 참여하면서 ”그(소로스)는 악마지만, 똑똑하다. 소로스 재단의 대안을 만들고 싶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자유무역과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세력에 대한 도전의사를 명확히 했다.

기사입력 :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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