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일심’과 대행 ‘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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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 대기자 2018-12-30

고명섭 교수 “원효 ‘一心’과 대행 ‘한마음’은 서로 맞닿아 있다”    

일심(eka citta , one mind , 一心)은 우주만법의 수용처로, 크거나 작다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 빠르다거나 늦다고 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동적(動的)인 것이라거나 정적(靜的)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수량으로 하나라거나 많다고 할 성질의 것도 아니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정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냥 마음이라는 단어로써 표현되어 있다.    

또한, 일심의 ‘일’은 수적(數的) 또는 양적(量的)인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개체가 그 안에서 진실로 사는 전체이다. 진실로 살아있는 조화로운 전체가 일심이다. 그 속의 어느 하나 속에 전체가 살아 있고 그 전체 속에 하나가 살아 있다. 이 일심의 사상을 우리나라 불교 속에 정착시키고 독특한 사상으로 발전시킨 고승은 신라의 원효(元曉·617~686)다.    

원효 스님은 일심의 경지를 청운(靑雲)과 대해(大海)에 비유했다. 그것은 마치 봉황이 청운 위를 날아가면서 산악의 비천함을 알게 되고 하백(河伯)이 대해를 굽어보며 산하의 협소함을 부끄러이 여기듯이, 도를 이루고자 하는 자가 일심의 세계에 들어가면 비로소 앞서 배웠던 모든 학문이 치졸함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원효에 있어서는 삶의 의미가 불도(佛道)에 귀의하여 반야(般若)의 지혜를 닦고 일심지원(一心之源·하나의 마음의 근원)으로 환귀(還歸·되돌아감)하여 열반을 성취하는 데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일심에 관해 많은 저술 속에서 보다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저서는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로서, 일심을 보다 체계적으로 전개시켜 이문(二門)·삼대(三大)·사신(四信)·오행(五行)으로 확대시켜 나갔다.    

한마음(one mind)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으며, 시작도 끝도 없는 시·공간을 초월한 근본마음을 말한다. 또 한마음이란 만물만생(萬物萬生)의 마음이 삼천대천세계와 서로 연결되어 조화롭게 같이 돌아가는 모든 작용을 뜻하기도 한다.    

우주 삼라만상이 지니고 있는 불성(佛性)은 무시이래(無始以來)로 있어왔고, 지금도 있으며 영원토록 있을 것이다. 한마음선원을 창건한 대행(大行·1927~2012) 스님에 따르면 불성(佛性)은 오직 하나라는 의미에서 한마음이요, 너무 커서 한마음이고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일체가 연결되어 하나로 돌아가니 한마음이다. 일체 만물이 그로부터 비롯되니 한마음이다.    

이 세상 모든 생명, 만물만생들은 근본마음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너와 내가 따로 없는 것이다. 이렇듯 근본마음 자리를 통해 전체가 하나로 돌아가니 이것이 그대로 부처의 마음이다. 온 생명들이 지닌 이 본래의 마음, 근본마음을 일컬어 한마음이라고 한다.     

우주 전체가 일체 생명의 근본마음에 직결돼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그 자체가 내 근본에 가설되어 있다. 우주 삼천대천세계가 그냥 하나로 통해 있다는 말이다. 벽도 없고 보꾹(지붕의 안쪽)도 없으니 일체 제불의 마음이 곧 내 한마음이고 일체 제불의 법이 곧 내 한마음의 법이며 생활인 것이다. 이 전구 저 전구에 들어오는 전기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듯이 만물은 근본마음을 통해 하나로 가설되어 있다.     

일심·한마음 구조분석 통해 두 사상간 동일·상이점 조명
고영섭 동국대 교수, 大行禪연구원 계절발표회에서 비교평가


원효 스님의 일심(一心)사상과 대행 스님의 ‘한마음’ 사상을 비교 고찰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된다. 고영섭 동국대 교수는 12월14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에서 대행선연구원(원장 이평래)이 개최한 ‘제2회 계절발표회’에서 “원효 스님의 일심 사상과 대행 스님의 한마음 사상이 서로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분황원교 원효의 일심과 묘공 대행의 한마음’을 발표한 고영섭 교수는 원효 스님의 일심과 대행 스님의 한마음을 구조적으로 분석했다. 고영섭 교수에 따르면 일심은 매우 압축적인 개념으로 아뢰야식과 여래장(如來藏)·선(禪)으로서의 일심으로 폭넓게 사용된다.    

그는 “원효가 망식인 아뢰야식으로서 일심, 진망화합식(眞妄和合識: 진眞과 망妄이 함께 있다고 하여 진망화합식이라고도 하고, 본래 깨끗한 것이 드러나 있지 않고 감추어져 있다고 하여 장식藏識이라고도 함)인 여래장으로서 일심, 화엄의 진심으로서 일심, 선법의 본법으로서 일심 등으로 철저히 일심의 지형도를 그려나갔던 것은 깨달음에 대한 탐구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원효 스님과 대행 스님   

또한, 한마음에 대해서는 ‘불성-한마음주인공-한마음-오공’을 주축으로 분석했다. 고 교수는 대행 스님의 법어를 인용하며 “한마음은 진실로 텅 비어 있고 없음, 좋고 나쁨의 양면을 떠나 중도(中道)에서 그 힘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행 스님의 한마음 주인공과 한마음은 붓다가 설한 중도의 일심에 상응하는 원효의 일심지원(一心之源)과 일심의 관계와 상통한다”고 밝혔다.    

고영섭 교수는 일심을 일심지원과 일심으로 구분하고 이와 대비해 한마음을 한마음 주인공과 한마음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그는 “대행 스님은 한마음 주인공과 한마음을 구분해 설하기도 했다. 한마음 주인공이 본래 마음이라면 한마음은 여기로부터 나온 중생심”이라며 “원효 스님에 대응해 말하자면 한마음 주인공은 일심지원에 해당되며 한마음은 우주적 마음인 일심이다. 이 때문에 큰 틀에서는 한마음이라는 범주 속에서 이야기되지만 한마음과 한마음 주인공은 제8 아뢰야식과 제9 아마라식에 상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영섭 교수는 선(禪)의 지평에서 두 사상의 접점을 찾았다. 그는 “대행 스님은 참 주인인 주인공은 텅 비었기에 너와 나의 나눔이 없다고 했다. 너와 나의 불이(不二)는 일원상으로 귀결된다”며 “텅 비었지만 꽉찬 일원상 한마음을 형상화하며 일심을 형용해 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행 스님이 그려낸 한마음 주인공과 한마음은 길 없는 길에서 문 없는 문을 연 것이자 길 아닌 곳에서 문 아닌 문을 연 것”이라며 “그것이 원효의 일심지원, 일심과 만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계절발표회에서는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가 ‘대행선 사상의 문화치유명상 응용방안 연구’를 통해 오공정신과 문화치유명상 프로그램과 연계·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대행 스님은 일심을 오공(五共)으로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공은 일심의 작용이다. 그것은 공생(共生), 공심(共心), 공체(共體), 공용(共用), 공식(共食)이다

김응철 교수는 “대행선에서 강조하는 주인공, 한마음의 화두와 오공 정신의 실천을 문화치유명상과 연계시킨 것은 대행선의 대중화, 생활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라며 “대행선이 사상이나 관념적 접근에서 벗어나 사회적 실천을 통해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응용방안으로 오공의 실천을 꼽았는데 관념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사회적 실천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진, 음악 등 문화의 향유를 통한 공감과 공유를 강조했다. 그는 “주인공을 관찰하는 것은 주체적 치유, 이 부분은 자각과 연계돼 있다고 해석한다. 그다음에 한마음을 체득하는 것은 화합적 치유를, 그것은 일심사상과 맥이 닿아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 가지 개념이 섞인 ‘문화치유명상’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래 고려대 교수는 김응철 교수가 제시한 문화치유명상의 예시인 사진치유명상, 염붏치유명상, 오공을 실천하는 문화치유명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평래 대행선연구원장은 “우리의 삶은 마음이다. 그래서 그 마음에 관한 공부를 꾸준하게 하고 있고 특히 그 마음을 철학적이고 종교적으로 심화시켜 한마음, 진여, 여래장, 불성 등 여러 가지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행 스님은 1927년 2월3일 서울 이태원에서 출생, 2012년 5월22일 경기도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입적했다. 1950년 강원도 상원사에서 방한암 스님을 스승으로 출가했다. 1972년 경기도 안양에 한마음선원 본원의 전신인 대한불교회관을 건립해 선원장으로 활동했다. 대행 스님은 한마음국제문화원과 한마음심성과학연구원을 각각 설립했고 2010년 제22회 대한불교조계종 포교대상 종정상, 2002년 유엔 위대한 불교 여성상을 각각 수상했다.    

한편, 대행선연구원이 새롭게 마련한 ‘계절발표회’는 전문연구자를 초청해 대행선과 불교학 전반 관련 연구를 발표하는 학술행사로 연 4회 개최된다. 발표회는 대행선사상의 뿌리를 찾아 전통불교의 수행법인 간화선과 묵조선 등과 연관성을 찾고 대행선이 대중적인 생활선으로 자리 잡도록 근간을 마련하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김순원 교수, 원효의 一心사상과 대행의 한마음 同異点 비교

김순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행스님의 한마음과 원효의 일심(一心) 사상 비교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원효·대행 두 스님의 일심과 한마음의 서로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비교 평가했다.    

일심 사상의 현대적 변용을 위한 고찰로써 『기신론』과 원효 스님의 일심을 밝히고 대행 스님의 한마음 사상과 동이점(同異点)을 비교하면서 일심의 원리와 실천성 및 현대적인 의의를 분석하고 있다. ‘일심(eka-citta·한마음) 사상’의 교학과 수행 체계는 인도 불교와 중국 불교를 거쳐 한국 불교에 이르러서 원효에 의해 실천적으로 흡수됐다.     

신라시대의 원효 스님은 번뇌와 보리가 하나로 만나고 모든 분별과 대립을 초월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일심의 깨달음을 성취했다. 일심은 본체와 현상(相), 체(體)와 용(用), 진여(眞如)와 생멸(生滅)이 분리된 것이 아닌 일체성을 지니며, 시공을 초월한 무한한 우주와 하나가 되는 마음이다. 이는 대행 스님의 한마음 사상에서 구체화된다. ‘한’은 광대무변하여 일체가 하나로 합쳐진 것을 뜻하며, ‘한마음’이란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으며 시공간을 초월해 시작도 끝도 없는 근본마음, 삼천대천세계와 서로 연결되어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의미로서 주인공에 ‘놓고, 맡기고, 지켜봄’과 오공(五共)으로 실천된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기사입력 : 201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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