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면 걱정은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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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 대기자 2018-12-31

『그래, 다 이유가 있는 거야』 펴낸 천안 천흥사 주지 성전 스님 

“살아가는 것은 모두 이유의 연속입니다. 그 이유를 마음 깊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사람에 대한 존중 아닐까요.” 

에세이집 『그래, 다 이유가 있는 거야』(마음의숲)를 최근 펴낸 성전 스님은 배려의 말을 먼저 던졌다.

“귀 기울여 들어주면 웃으며 마주볼 수 있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 출근을 하는 이유, 누군가를 만나는 이유, 힘든 이유, 아픈 이유, 사랑하는 이유 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성전 스님은 ‘삶의 이유’를 화두(話頭) 삼아 새해 우리가 말과 마음을 어떻게 쓰며 살아야할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생과 부처가 그렇고 차안과 피안이 그렇고 괴로움과 즐거움이 그렇고 고됨과 편함이 또한 이치 안에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이 이치 안에 있으나 우리가 보지 못할 뿐입니다.”      

성전 스님은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발견한 인생의 가치를 쉽고 편한 문장에 녹여냈다.

성전 스님은 불교계의 소문난 문장가이다. 그는 교리 전파 대신 쉬운 언어와 감성적인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글쟁이 스님’으로 숱한 베스트셀러를 남겼다. 그동안 세상에 낸 10여편과 달리 이 에세이집은 스님에게 특별하다.  
▲ 최근 ‘이유’를 화두 삼은 에세이집 『그래, 다 이유가 있는거야』를 펴낸 성전 스님. 스님은 세상일엔 모두 이유가 있는 만큼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 이유를 받아들이고 정성스레 들어주다 보면 세상을 한층 더 여유롭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 속에는 사람과 자연 속에서 깨닫는 마음의 발견, 억지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 담담함, 불교에 대한 통찰, 계절을 마주하는 자세, 일상에서 얻는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짧은 글 안에 녹여낸 삶의 진리들이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진 삶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이야기한다. 성전 스님이 사람과 자연 속에서 깨달은 마음의 발견을 통해 때론 좋고, 나쁘고, 고맙고, 따뜻한 삶의 이유들을 만나본다. 돌아보면 이유 없는 것들이 없다고 말하는 스님의 말씀처럼 그 이유들 덕분에 따뜻한 순간들을 나누려고 한다.     

경청은 상대에게, 침묵은 나에 대한 존중      

“수행자랍시고 세상에 기여한 것이 별로 없고 덕을 베푼 것 같지도 않아요. 주로 나를 위해 글을 써왔지만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 공감은 언제 어디서나 세상 모든 일에 있기 마련인 이유를 깊이 살피고 정성스럽게 들어주는 것이다.

“화두를 들고 참선에 몰입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중생구제(衆生救濟)라는 거창한 발심(發心)이 사람의 관계 속에서 용해되고 꽃피우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의 말대로 책 속에는 바람 부는 날, 노을이 붉게 물들 무렵, 달빛이 유난히 밝을 때 등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적어놓은 마음의 글들이 훈훈하게 펼쳐진다.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세요. 나를 괴롭힐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믿으세요’ ‘경청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면 침묵은 자신에 대한 존중입니다’….

스님은 “돌아보면 이유 없는 것들이 없다”고 말한다. 주지 소임을 맏고 있는 충남 천안 천흥사 앞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감동받았고, 도반스님들과 나누는 선문답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봤으며, 자연에게 배우고 깨달은 이야기를 담았다. 모든 순간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들에도 모두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함께 발견하길 바란다.     

마음이 하는 물음과 마음이 하는 답에 귀 기울이고, 지금의 나를 살펴 내일의 나를 찾아가는 따뜻한 방향을 얻길 바란다. 우리를 울리고 웃게 하는 수많은 일상의 순간들을 만나볼 수 있다.
              
힘들수록 사람과의 만남을 축복으로 여겨야                 

“오늘 하루 흐려도 나는 선같이 가늘게 이어진 푸른 하늘로 두 눈을 가득 채웁니다.” 그 희망의 시선과 마음자리는 어디서 나올까. 스님은 “마음에 담은 세상이 바로 자신의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기만의 방식과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세상이 더 정답고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어디에서나 위로받을 수도 있지요.”

자기만의 방식을 터득하면 세상일을 한층 더 여유롭게 받아들이게 된단다. 이를테면 뺨을 한 대 맞으면 맞을 만한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돌리는 식이다.

 “자기만의 방식을 못가지다 보니 세상은 더 급해지지요. 물론 자기만의 방식은 분노와 폭력이 아닌 품격과 덕을 바탕으로 삼아야 하겠지요.” 

스님은 힘든 세상일수록 사람의 만남을 축복으로 여겨 용기를 얻으라고 말한다. ‘자비와 친절이 가장 큰 수행’이라는 달라이라마의 말씀을 소개한 성전 스님은 언제까지나 기꺼이 손잡아주는 수행자이고 싶다고 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남을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나 자신에게도 사랑과 자비를 깨우는 아름다운 수행이 되지요.”     

아기가 울고 웃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연인이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우리 마음이 슬프고 기쁜 것에도 다 이유가 있으며, 고맙고 미안한 순간에도 저마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우리 삶을 이루는 모든 이유들 앞에 ‘왜?’라는 물음이 존재한다.    
  
걱정은 할수록 더 많아져…걱정을 없애는 방법은 걱정하지 않는 것    

걱정을 하면 할수록 걱정이 더 많아지는 것이 걱정의 속성입니다. 걱정을 없애는 방법은 걱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달라지지 않을 거면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삶의 태도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면 걱정은 사라집니다. 삶이 편안해지는 순간은 놓아버림에 있습니다.
- ‘걱정하지 않으면 걱정이 사라집니다’ 중에서    

나라는 것은 무얼까요. 그냥 습관의 진행이 ‘나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 자신을 무엇이라고 규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습관을 바꾸면 됩니다.
-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습관을 바꾸면 됩니다’ 중에서   

아버지와 함께 나와 걷던 아이가 뛰기 시작하면 아버지도 뛰기 시작하고, 그 뜀박질이 웃음소리로 바뀌는 순간. 휠체어를 타고 재활치료를 하는 부부가 건강한 표정으로 건네는 인사. 그들이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의 건강도 찾은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할아버지 한 분이 라디오를 크게 켜고 걸어가시는데 다리는 벌어지고 허리는 굽고 귀는 멀어 천년 세월도 깨울 만큼 크게 라디오를 켜고 걷는 모습. 딸과 함께 포행을 나온 모녀가 처음엔 합장을 모르더니 이제 합장을 곧잘 하게 된 순간까지.

경청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면 침묵은 자신에 대한 존중입니다. 그러니 상대를 존중하는 것과 나를 존중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침묵은 경청의 다른 말입니다’ 중에서    

성전 스님은
월간 ‘해인’의 편집장과 ‘불교신문’ 주간을 역임했다. 현재 BBS불교방송 <좋은 아침, 성전입니다>를 진행하고 있으며, 천안 천흥사에서 주지 소임을 수행하며 조용히 살고 있다. 저서로는 『행복하게 미소 짓는 법』 『삼천 년의 생을 지나 당신과 내가 만났습니다』 『이 세상에 당신과 함께 있어 기쁩니다』 『어떤 그리움으로 우린 다시 만났을까』 『비움, 아름다운 채움』 『괜찮아, 나는 나니까』 등이 있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기사입력 :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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