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아닌 ‘비폭력 신념’ 따른 병역거부 첫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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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종교 뉴스1팀 2019-02-19

종교가 아닌 다른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고 경향신문이 19일 단독보도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11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한 뒤 하급심에서 100여건의 무죄 판결이 나왔다. 모두 여호와의증인과 종교적 양심을 근거로 내린 무죄 선고였다.

 

수원지법 형사5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병역법과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지난 14일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11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한 뒤 하급심에서 100여건의 무죄 판결이 나왔다. 모두 여호와의증인과 종교적 양심을 근거로 내린 무죄 선고였다.  

 

그는 현역 군 복무를 마친 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여차례 예비군·동원 훈련에 불참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가 병력동원훈련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없이 지정된 일시에 입영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하도록 한 병역법 제90조 등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을 위한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그가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맞는지를 확인했다.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그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로 인해 고통을 겪은 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해 어려서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잘못이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고 그것은 전쟁이라는 수단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신념을 지니게 됐다.  

 

그는 입대 거부를 결심했지만 어머니와 친지의 간곡한 설득으로 양심과 타협해 입대했다. 신병 훈련 때부터 적에게 총을 쏠 수 없는 자신이 군에 복무하는 것은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행동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료, 나아가 국가와 국민에게 큰 해가 될 수 있다고 깨닫고 입대를 후회했다.

 

20132월 제대한 그는 예비역에 편입됐으나 더 이상 양심을 속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훈련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수년간 수십회의 조사와 재판을 받았다. 안정된 직장을 구할 수 없어 일용직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심리를 진행한 뒤 그의 병역거부가 양심에 의한 것으로 병역거부 처벌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년간 계속되는 조사와 재판, 사회적 비난에 의해 겪는 정신적 고통과 안정된 직장을 얻기 어려워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 형벌의 위험 등 그가 예비군 훈련을 거부함으로써 받게 되는 불이익이 예비군 훈련에 참석함으로써 발생하는 시간적, 육체적, 경제적 불이익보다 현저히 많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가 자신이 유죄로 판단되면 예비군 훈련을 면할 수 있는 중한 징역형을 선고받기를 요청한 점, 그가 훈련을 거부한 때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기 전이라는 점을 종합해 예비군 훈련 거부가 양심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기사입력 : 201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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