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의 정수와 핵심 ‘대승기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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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 대기자 2019-03-15

 


원효 대사도 대승불교 사상의 통합 담은 논서로 높이 평가 

 

불교의 대승(大乘)경전에 설해져 있는 모든 사상을 종합적으로 회통(會通) 체계적인 논리를 세워본질을 밝혀놓은 것이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이다인도의 마명(馬鳴·Aśvaghoṣa)스님이 저술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대승불교의 이론과 수행을 체계화해 제시한 논서(論書)이자 대승불교의 정수(精髓) 핵심을 담은 기본 교과서로 꼽힌다대승불교 전반을 아우르는 근본이론을 담고 있기에대승불교의 개론서로 불려지고 있다하지만 이 논서가 다루는 방대한 대승불교 사상에 비해 짧은 텍스트로 핵심을 응축해 설명하고 있어 불교 교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이 때문에 이를 해설한 수많은 주석서가 나왔으며  가운데 신라시대 고승 원효 대사의  기신론소(起信論疏)대승기신론별기(大乘起信論別記) 으뜸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불교사에  영향을 미친 대승기신론은 대승불교의 이론과 실천 양면을 요약한 문헌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  동북아시아의 많은 불교신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에서 유식철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목경찬이 최근 대승기신론 입문 펴내며  진의(眞意)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먼저 “대승기신론은 ‘모든 중생의 마음에는 본래 부처와 같은 불성(佛性)’ 있다는 여래장(如來藏사상과 ‘일체의 현상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 작용이라고 주장하는 유식사상이 결합된 내용을 다루는 불교 논서라며 “인도의 마명이라는 스님이 저술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중국에서 찬술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밝혔다이어 “아직까지 명확하게 저자가 밝혀지진 않았지만그렇다고 이러한 논쟁이 대승기신론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는 없다면서 “원효 스님도 대승기신론을 대승불교 사상의 통합을 담은 논서로 높이 평가했다 말했다.

 

하지만 대승기신론은 다양한 경론들을 인용하며 대승의 법체를 압축해 담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심오하고 난해한 면이 있다

 

오랫동안 사찰 교육기관에서 대중과 함께 공부해오며 누구보다 독자의 눈높이를 고민해온 저자는  책을 통해 대승기신론의 핵심을 바로   있도록 적절한 비유와 핵심을 추려 간결하게 구성했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훌륭한 논사들의 대승기신론 주석서가 많이 남아있고현대 불교학자들의 번역도 많이 있다면서 “그러나  또한 일반 대중은 물론 어느 정도 교리를 공부한 이들조차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던 만큼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저자로선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도움을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다고 출간배경을 밝혔다.

 

대승기신론과 마명에 관하여

 

 

대승기신론은 동북아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저술임에도 불구하고 근대에 들어 위찬(僞撰)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저자에 관한 논하는 데에는 두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하나는 저자를 확정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어느 쪽으로든 확정을 하더라도 의존할만한 기록이 적어서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논란의 핵심은 전통적으로 알려져 온 것과는 달리 대승기신론이 인도의 철학자 마명 스님이 아닌, 중국에서 활동한 인도의 역경승이나 중국인에 의해 처음부터 중국어로 씌어진 저술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승기신론은 논리적이며 체계적으로 서술된, 동아시아 대승불교 사상의 발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헌 중의 하나이다.

 

마명 보살은 생몰(生沒)연대에 관해서도 여러 가지 이설이 있으나 기원(AD) 2세기 초·중엽에 생존했던 인물로 보며, 그의 활동 시기를 AD 100150년으로 본다. 그는 원래 브라만 출신의 대학자로 총명이 널리 알려졌던 인물인데, 당시 인도의 학문 중심지였던 마가다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불교학자들과 논쟁을 벌인 끝에 패하고 나서 불교에 귀의했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그는 코살라(Kosala) 혹은 마가다(Magada)국 태생으로서 정통바라문 출신이었으나 불교 승려인 부나야사(富那夜奢, Punyayasas) 혹은 협존자(脇尊者, Parsva)와의 대론에서 패배하여 그의 제자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후에 카니시카왕에 의해 간다라에 가서 그의 위호 아래 불법을 크게 선양하였다. 또 다른 저술로 석가모니의 행적을 기술한 불소행찬(佛所行讚)이 전한다.

 

저자에 관해 여러 이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명이 대승기신론을 저술한 것은 불교사의 큰 업적으로 평가되며, 이로 인해 대승사상이 크게 펼쳐지게 되었다. 아직 이 책의 산스크리트어 원전이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한역본(漢譯本)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서인도 우선니(優禪尼, Ujjayanī)국 출신의 학승 진제(眞諦, Pramārtha, 499569)의 역본이고, 또 하나는 중국 당나라 때 승려 실차난타(實叉難陀, 652710)의 역본이다.   

 

대승기신론은 마음을 설명하는 철학 내지 심리학   

 

대승기신론은 불교의 논장에 들어 있는 책이지만 인간의 마음을 설명하는 철학 내지 심리학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이 어떤 것인가. 그 정체를 기신론처럼 자세히 설명해 놓은 책은 없다. ‘마음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경전 속에 나오는 구절처럼 마음을 가지고 인생을 살고 세상을 살면서도 마음을 모르는 것이 중생이라고 한다. AD 1세기를 전후해 마음에 대하여 논리 정연하게 분석한 대승기신론의 내용을 보고 현대 서양 학자들은 감탄한다. 뿐만 아니라 수행의 요지를 간명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설하여서 수행의 지침을 명쾌하게 밝혀놓았다.

 

대승 경전에 설해져 있는 모든 사상을 종합적으로 회통(會通)하여 체계적인 논리를 세워 대승의 본질을 밝혀놓았다. 불교의 전적(典籍)들이 대부분 양이 많고 번거로운 문체에 지루한 설명들이 많아 핵심 대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경향이 있으나 대승기신론은 그렇지 않다. 간결하면서도 논리 정연하게 전개해 나가는 문답식 내용은 읽는 이로 하여금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며, 이치의 심오함을 마음 깊이 느끼게 한다. 대승기신론이 함축하고 있는 내용은 매우 심오하면서도 포괄적이다. 대승불교사상의 양대 조류라 할 수 있는 중관사상(中觀思想)과 유식사상(唯識思想)이 포함되어 있고 여래장사상(如來藏思想)까지 조화되어 있다. ()이란 대개의 경우 특정 경전에 대한 논술이라는 일반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지만 기신론의 경우에는 어느 특정한 경전에 국한시켜 논해 놓은 내용이 아니고 대승의 요지를 두루 포괄적으로 논했다고 할 수 있다. 능가경의 내용을 많이 인용하여 능가경이 지어진 후에 찬술한 것이 분명하며 능가경의 별신서(別伸書)라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승의 대의를 독특한 논리로 전개하여 종합적으로 논했다는 것이다.

 

일심(一心)을 의지하여 두 문을 열어 대승의 법()과 의()를 설명한 것이 기신론의 대의이다. 예로부터 이것을 의일심 개이문(依一心 開二門)’이라 하였다. 제목에서 보듯이 대승불교에서 믿음의 의미를 포괄적이고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마음이 세상을 지배하는 통일적 원리라는 유심론적 세계관이 이 논서의 주제이다. 또한 그 마음이 대승불교의 믿음을 일으키는 원동력이자 믿음의 뿌리임을 주장한다. 대승기신론에 따르면 모든 대승 경론들을 뚫어 꿰는 하나의 원리는 일심이다.

 

일심이라 할 때의 ()’은 오직 하나이며, 가장 크고 평등한 것이며, 동시에 전체라고 한다. 일심을 대승불교의 주요 개념인 여래장(如來藏)과 아뢰야식(阿賴耶識) 등을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일심에는 두 가지 문(一心二門), 즉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이 있다고 한다. 대승기신론의 내용은 예로부터 일심(一心), 이문(二門), 삼대(三大), 사신(四信), 오행(五行)으로 요약해 왔다. 이 논()의 가장 중요한 내용인 일심을 진여문과 생멸문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또한 일심이 가진 특성을 체(), (), () 삼대의 이론으로 전개하여 궁극적으로 대승에의 믿음을 일으키게 하며 나아가 실천적 행을 닦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일심의 설명은 기신론 특유의 독창적인 논리를 전개하여 명쾌한 분석을 하고 있다. 핵심 포인트는 중생의 바른 마음이 바로 대승(大乘)’이라고 천명한 것이며 이 대승의 근원이 진여(眞如)라는 것이다. 중생의 본래 마음이 진여이며, 또한 일체 만법이 진여에 의해서 전개된다는 진여연기설(眞如緣起說)’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대승기신론의 내용이다.

 

전체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귀경술의(歸敬述意: 기신론을 지은 뜻을 풀이한 것)의 게송이 서두에 설해져 있고 본론에 해당되는 정립론체(正立論體: 기신론의 몸체를 바로 세운 것)의 대목이 있으며 마지막에 총결회향(總結廻向: 전체를 마무리한 것)의 부분으로 전문이 구성되어 있다. 정립론체의 대목이 다시 논을 지은 이유를 밝힌 인연분(因緣分)과 논의 주제를 제시하는 입의분(立義分), 제시된 주제를 자세히 풀이하는 해석분(解釋分), 어떻게 믿는 마음을 내어 수행할 것인가를 밝힌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 그리고 수행을 권하고 그 이익을 말하는 권수이익분(勸修利益分)으로 나누어진다. 해석분은 다시 중심되는 주장의 올바른 뜻을 해석한 현시정의(顯示正義), 잘못된 견해를 시정하는 대치사집(對治邪執),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분석적으로 설명한 분별발취도상(分別發趣道相)으로 구분하였다.

 

▲ 원효가 쓴 『기신론소』는 한국불교사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명저이다.    

 

대승기신론은 불교의 여러가지 교리가 종합 정리돼 있어

 

대승기신론이 함축하고 있는 내용은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오하고 풍부하다. 일반적으로 논서라고 할 때에는 어떤 특정한 경()을 대상으로 논술하는 것이 통례이나, 대승기신론은 일정한 경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므로 그 전개하는 이론이나 용어가 독창적이며, 불교의 여러 가지 교리가 종합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주제는 전통적으로 일심·이문·삼대·사신·오행으로 그 사상적인 내용을 분류시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곧 이 논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일심에 대한 설명이고, 이 일심을 진여문과 생멸문의 이문을 통하여 설명한다. 이러한 이론적인 전개를 거쳐 궁극에는 믿음으로 이끌고, 믿음은 나아가 실천적인 행위로까지 옮기도록 하는 것이 이 논의 내용이다.

 

대승기신론의 중요성과 함께 동아시아의 기라성 같은 많은 학승들이 주석(註釋)을 썼다. 주석서나 해설적인 글도 적지 않게 저술되어, 평가할 만한 주석서도 170여 종이 넘는다. 혜원(慧遠, 513~592)대승기신론의소(大乘起信論義疏), 원효(元曉, 617~686)기신론소(起信論疏)대승기신론별기(大乘起信論別記), 법장(法藏, 643~712)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 종밀(宗密, 780~841)기신론소(起信論疏)등이 유명하다. 특히 원효가 쓴 기신론소별기는 한국불교사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명저이다.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훌륭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해동소(海東疏)’라고도 불리는 원효의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이다.

 

원효 대사 이전에 이 논을 주석한 문헌은 두 가지뿐이었다. 거의 미개척에 속했던 기신론 연구에 있어 중국에 다녀온 적이 없는 원효는 이 논의 가치를 인정하여 소()와 별기(別記)를 비롯한 7종의 주석서를 저술하였다. 원효의 기신론에 대한 주석은 그 뒤 중국의 기신론 연구가들의 중요한 지침서 구실을 하였다. 또한 기신론 주석사상, 또하나의 뛰어난 해설서로 손꼽히는 당나라 법장(法藏)의 글 가운데서도 원효의 주석을 많이 인용하면서 그 해석을 따르고 있음을 볼 때 원효 저술의 평가도를 알 수 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 moon4758@naver.com

기사입력 : 20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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