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주한 외교관 ‘동성부부’ 공식초청...‘동성혼 인정’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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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종교 뉴스1팀 2019-10-21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에서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왼쪽에서 두 번째) 내외와 인사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2013년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종교계와 보수진영 등 반발 우려
...‘외국 외교관에게 적용한 이례적 조치

 

정부가 올해부터 한국 주재 외국 외교관의 동성(同性) 배우자를 합법적 배우자로 인정하기로 하고, 관련 방침을 바꾼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한국일보가 21일자 1면 톱 기사로 단독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녹지원에서 18일 열린 주한외교단 리셉션 행사에서 생물학적 성별이 남성인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와 그의 남편인 이케다 히로시씨가 공식 초청되어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누었다. 지난해 3월 부임한 터너 대사 부부가 정부 방침에 따른 첫 번째 수혜자가 됐다. 다만 정부는 이처럼 방침을 바꾼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본국에서 합법적으로 결혼하고 부임한 외국 공관원의 배우자라고 대상을 한정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동성혼을 인정한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일이다. 국내법은 동성혼을 금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주재 외국 공관원 등을 위한 신분증 발급과 관리에 관한 규칙주한공관원의 동반 가족으로 인정받으려면 법적 혼인관계의 배우자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법률에 위배되거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에는 배우자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국내법이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정부는 본국에서 합법적으로 결혼한 경우에도 공관원 동성 배우자의 공식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동반 가족 비자도 내 주지 않았다.

 

과거 공관원 동성 배우자들이 가족 비자 발급을 요청한 사례가 일부 있었지만, 관계 부처들의 반대로 발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부임한 패트릭 리네한 전 주한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은 동성혼 반대 국가에서 동성 부부라고 커밍아웃한 최초의 미국 외교관으로 주목 받았는데, 당시 그의 동성 배우자는 한국에서 외교관 가족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관련 방침을 바꾼 배경에 대해 상대국에서 적법하게 성립한 결혼을 한국에서도 행정적법적으로 인정한다는 차원으로, 상대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성혼 찬성자들은 문 대통령이 터너 대사와 함께 찍은 사진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지만, 청와대는 종교계와 보수진영 등의 반발을 우려한 듯 이번 사례가 부각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외교관의 면책 특권에 따라 동성혼을 인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외교관에게 적용한 이례적 조치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7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차별에는 반대하지만 동성혼을 합법화 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필립 터너 주한뉴질랜드 대사 남편인 이케다 히로시씨는 18일 페이스북에 한국 정부가 주한 외교관의 동성혼을 인정한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 공식 초청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주북한뉴질랜드 대사를 겸하고 있는 터너 대사와 이케다씨는 25년째 함께 살고 있으며, 뉴질랜드가 2013년 동성혼을 합법화한 이후 결혼했다. 터너 대사는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 남편 히로시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을 뵙게 되어 커다란 영광이었다문 대통령님 덕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새로 부임한 주한 외국 대사들은 청와대에서 열리는 신임장 제정식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해 대통령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것이 외교 관례이지만, 터너 대사는 지난해 7월 혼자 참석했었다.

 

 

한편 20세기 후반부터 LGBT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2003년에는 벨기에, 2005년에는 스페인, 2009년에는 노르웨이와 스웨덴, 2010년에는 포르투갈과 아이슬란드, 2012년에는 덴마크, 2013년에는 프랑스가, 2014년에는 룩셈부르크가 동성결혼 제도를 입법해 허용하였다. 2019년 현재 독일 영국(북아일랜드 제외) 호주 오스트리아 캐나다 멕시코 대만 등 26개국에서 동성혼이 합법이다. 동성의 동반자관계를 혼인관계와 유사하게 법적으로 보호하는 시민 결합(Civil union)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을 포함하면 전 세계 35개 국가가 동성 커플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있다.

 

 

 

기사입력 :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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