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천지에 구상권 청구 검토“…세월호 구원파와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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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종교 뉴스1팀 2020-03-06

세월호는 부적절한 업무집행 확인, 신천지는 아직 불법성이 확인된 게 없어

 

정부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의 진원지가 된 종교단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해 "구상권 포함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으나 세월호 때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교회와는 차이점이 있어 구원파에 적용했던 구상권 청구는 좀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상권은 타인의 채무를 대신 변제했을 때 생기는 상환 청구권인데 이 경우 정부가 감염증 확산에 원인을 제공한 신천지의 책임을 물어 방역비용이나 피해자 배상 등을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김 1총괄조정관은 "구상권 성립 위한 몇 가지 전제 필요하다"면서 "명백하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신천지 측에 있다는 것이 밝혀지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이런 (신천지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당연히 정부는 구상권 포함 필요한 모든 조치 검토하겠다"면서 "정확한 사실 확인이 우선이다. 가정을 전제로 해 어떤 조치 구체적으로 진행될 지 지금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월호 유병언 회장에게 적용했던 것처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에게 정부가 들인 사태수습 비용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가 고() 유병언 전 회장 일가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유 전 회장 일가에게 1,700억원 상당의 구상금을 내라는 판결까지 나오면서 정부가 실제 구상금 청구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세월호 참사 당시 검찰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 위치한 구원파 교회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구원파 수장인 유 전 회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반면 코로나 사태에서 검찰은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에 상당히 신중하다.

 

구상금 청구 또한 두 사안을 바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유 전 회장의 경우 청해진 해운의 모기업인 세모그룹 회장으로서 화물과적과 고박부실 등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된 위법행위 및 부적절한 업무집행을 한 것이 확인됐다. 반면 신천지는 아직 불법성이 확인된 게 없다. 신도들 명단을 고의로 누락했다거나 바이러스를 퍼뜨리기 위한 전략을 구사했다는 등의 의혹은 여전히 의혹일 뿐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반드시 형사재판을 통해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사사건의 경우 당사자들이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보니 수사 자료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천지 신도들의 행동과 그로 인해 일어난 결과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이 총회장을 상대로 한 정부의 구상금 청구를 받아들인다 해도 구상권의 범위는 제한적일 수 있다. 세월호 구상금 판결에서도 법원은 구상권의 범위를 사건 사고와 관련해 지출한 모든 비용이 아니라 사건 사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비용으로 한정했다. 법원은 수색구조를 위한 유류비나 민간잠수사 인건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 장례비, 치료비 등은 인정했지만, 국정조사나 세월호진상조사특별위원회 등 국가의 작용과 관련된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도록 했다. 분향소 운영비용과 추모사업 관련 비용도 희생자 및 유족들에 대한 국가의 애도 내지 예우라 판단해 국가가 부담하는 게 맞다고 봤다

 

신천지의 살인죄 혐의와 감염병예방법 위반 입증도 어려워  

 

한편 신천지의 살인죄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 살인죄와 상해죄 모두 고의를 전제로 한다. 미필적 고의도 결과 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물론 결과 발생을 용인하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따라서 이 같은 혐의로 고발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도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하듯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권 변호사는 사태의 책임을 지울 희생양을 찾는 현대판 마녀사냥식 폭력이라며 감염병 재난 정국에서 튀어보려는 정치인들의 공포스러운 쇼맨십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감염병예방법 위반 역시 입증하기 까다로울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지자체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부터 난관이다. 고발한 지자체들은 신천지 측이 고의로 신도 명단을 누락하거나 제공을 거부했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중대본은 지자체들이 중대본 확보 명단과 크로스체크도 안 된 상황에서 고발부터 해 처지가 난감하게 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또 중대본은 지자체가 확보한 신천지 명단과 신천지에서 낸 자료가 대체로 다르지 않다는 관점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고의로 명단을 누락했다는 정황이 입증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구 경찰은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지만 청구되지는 않았다. 이 역시 신천지의 신도 명단 누락 등에 고의성이 있는지에 대한 소명과 방해 행위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가 됐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돌릴 정부의 희생양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무리한 수사를 벌이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오히려 검찰이 희생양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원파 수사 실패의 경험도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태 초기부터 “‘수사를 위한 수사보다 방역 당국 행정에 협조하는 수사가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 역시 이 같은 인식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검거와 엄벌을 지시했다. 이에 검찰이 정권의 요구에 떠밀리듯 수사에 나섰지만, 유 전 회장 신병 확보는 수포가 되었다. 검찰은 거센 후폭풍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사상 최대의 인력인 검··군 연인원 145만 명이 동원돼 전국을 샅샅이 뒤졌음에도 유 전 회장은 40일여일 뒤에서야 은신처 근처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더군다나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소유한 것과 달리 신천지와 관련해 수사할 기업 비리 자체가 없다는 것도 난관이다. 특히 지난해 경기 과천경찰서가 이만희 총회장의 계좌와 신천지 회계장부 등을 살펴본 뒤 무혐의로 검찰에 불기소 송치한 만큼 교회 자금을 빼돌렸다는 결정적 증거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는 이상 기소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유 전 회장의 자녀들은 검찰 수사를 통해 수십억~수백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재판에서 실형과 거액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기사입력 :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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