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교회, 방역 위해 서로 협력을”… 중재에 나선 NC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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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 대기자 2020-03-29

문체부장관도 개신교계 달래기NCCK ‘부활절 연합새벽예배 내려놓으며호소문

 

집단예배 단속 수위를 높인 정부에 대해 개신교계가 반발하며 양측 간 신경전이 과열 양상을 띠자 진보 성향의 개신교협의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교회협)가 중재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를 극복하려면 양측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설득하면서다.

 

NCCK326일 내놓은 ‘2020년 부활절 연합새벽예배를 내려놓으며라는 제목의 호소문에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방역 당국과 교회는 국민 생명의 안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상호 주체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방역 당국과 교회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심정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자기 방어적 자세를 내려놓고 공동의 선을 위한 자리로 조건 없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에 대한 NCCK의 당부는 방역의 주체가 돼 달라는 것이다. “현장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다면 방역 당국 요원들을 감시자가 아니라 안전 도우미로 인식하고 그들을 초대하고 격려하며 함께 안전한 예배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게 단체의 주문이다. 정부를 향해서는 교회와 대화하라고 요청했다. “한국 교회를 방역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관리하며 명령할 게 아니라 오히려 한국 교회를 지역 사회 방역의 주체로 세우기 위해 더 가까이 대화하고, 과학적 예방 정보를 나누며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국과 교회 간 방역 협력이 중요한 것은 각급 학교가 개학을 앞두고 있어서다. NCCK우리는 46일 개학을 필두로 전방위적 생활방역 단계로 이행해야 하는 현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생활방역 단계에서는 종교·시민사회가 방역의 주체가 돼야 한다방역 당국은 이 점을 명심하고 지역 교회를 포함한 종교·시민사회와 공동의 생활방역 시스템을 구축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NCCK는 자제하는 자세를 양측에 거듭 강조했다. 정부 측에는 특정 교회의 현장 예배 행태와 몇몇 교회의 집단 감염을 모든 한국 교회로 일반화해 부정적 이미지를 조장하는 일부 언론과 방역 당국의 언행은 주의를 요한다고 했고 교계에는 정치적 목표를 갖고 저항하는 특정 교회의 집회에 대한 방역 당국의 제재를 종교 탄압으로 일반화해 교회 대중을 자극하는 교회 지도자들의 언사도 자제돼야 한다고 각각 촉구했다. 이날 NCCK가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행정명령 발동까지 언급하며 예배를 봉쇄하려는 정부에 교계가 집단 반발하며 양측 간 갈등이 첨예화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주일(322) 충돌 이후 일부 개신교 연합기관과 교단은 집단 예배를 말리려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조치를 종교탄압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시사한 정세균 국무총리를 상대로 사과를 요구했다. 국내 장로교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326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과 국무총리,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최근 발언한 교회집회 금지’ ‘시설 폐쇄’ ‘구상권 청구등은 매우 위헌적이고 위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노력을 하고 있는 교회의 입장과 상황을 무시한 일방적 발언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예장합동은 정부 당국이 기독교를 협력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마치 범죄 집단이라도 되는 양 몰아가고 있다작금의 사태를 교회를 향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장들의 공격과 협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국이 지금의 입장을 즉각 취소하고 헌법에 보장된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총회장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목사)25일 성명을 내고 정세균 국무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교총은 전국 6만여 교회 중 집단 감염을 통한 확진자 발생은 10여건 이하에 불과하다면서 정부는 실제 감염 위험이 있는 여타의 시설은 관리·감독을 강화하지 않으면서 정통교회가 감염의 온상인 것처럼 지목해 선한 기독교인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자발적 참여불편 감내라는 민주적 방식에서 벗어나, 강요와 처벌을 앞세운 독재적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음을 극히 우려한다총리는 교회에 대한 공권력 행사와 불공정한 행정지도를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권태진 목사)도 이날 한국교회에 대해 억압과 위협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한교연은 국무총리가 특별담화에서 교회 폐쇄, 예배 금지, 구상권 청구등의 용어로 한국교회를 겁박했다이는 한국교회를 범죄집단으로 둔갑시켜 매도한 행위이자 묵과할 수 없는 선전포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가 국민의 신앙 행위를 강제하고 억압할 권한은 없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한국교회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이홍정(오른쪽)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가 3월1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나 코로나19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 종교시설 현장점검, 안전 위한 부득이한 방역조치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계에 물리적 거리두기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정부의 강화된 코로나19 조치에 반발하며 정세균 국무총리의 사과를 요구한 일부 개신교계 달래기에도 나섰다

 

박 장관은 326일 긴급 입장문을 내고 일상과 경제의 회복은 방역의 성공을 통해 감염병 확산을 막아낼 때에만 가능하다당분간은 물리적 거리두기가 필수적인 형편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불교와 천주교가 당분간 법회와 미사를 중단한 점을 언급하며 개신교에 대해서도 그동안 대다수의 개신교회가 이미 주일예배를 영상예배 등으로 대체해주셨고, 부득이 공동예배를 드리는 경우에도 정부의 방역 예방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주셨다고 했다. 이어 최근 몇몇 종교기관들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들이나 일탈 사례와 관련해 비판적 시선들만 부각되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기독교계의 헌신과 희생, 자발적인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 장관은 예배는 신성한 신앙 행위이며 종교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는 민주주의 가치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가정과 사회가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일 것이라며 종교시설의 현장 점검도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사회적 안전을 위한 부득이한 방역 조치였음을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정부도 촘촘한 검역과 방역 체계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종교계의 협조와 적극적인 이해, 그리고 동참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NCCK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준비해 온 부활절 연합 새벽 예배를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조하는 차원에서 포기하겠다는 결정 내용도 이날 호소문에 담았다. 다음은 NCCK의 호소문 전문 

 

2020년 부활절 연합새벽예배를 내려놓으며

 

멈춰라, 성찰하라, 돌이키라

코로나19 전염병으로 고통당하는 세계의 현실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물들고, 두려움은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주여, 언제쯤 이 시련이 끝나겠습니까?”라는 탄식 속에서, 우리는 탐욕의 문명의 대로를 달려가는 인류를 향해 멈춰라, 성찰하라, 돌이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함께 듣습니다.

 

한국전쟁 70년을 맞는 올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전쟁의 기억의 유산이 남아 있는 용산교구협의회와 함께 갈등을 넘어 다양성과 포용의 공동체로라는 주제를 가지고 부활절연합새벽예배를 준비해왔습니다. 코로나19의 소규모 집단감염의 확산과 지속적인 해외 유입으로 인해 용산구를 포함한 어느 시공도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46일 개학을 앞두고 감염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중대한 고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부활절 공동메시지를 묵상하며 부활의 산 소망의 증인이 되기로 하였습니다. 가슴 아픈 결단입니다만, 이것이 수난과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생명의 담지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올바른 신앙고백적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생명의 안전이 근본에서부터 위협 받고 있는 이 엄중한 시기에, 방역당국과 한국교회 일부가 행정명령집행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자괴감에 빠집니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방역당국과 교회는 국민의 생명의 안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상호주체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상호주체적 관계는 감독자 혹은 비판자의 모습으로 서로 대립하며 갈등하는 태도로는 형성될 수 없습니다. 방역당국과 교회는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자기방어적 자세를 내려놓고 공동의 선을 위한 자리로 조건 없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교회는 방역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방역의 주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국민의 생명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모이는 교회의 현장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다면, 방역당국의 요원들을 감시자가 아니라 안전 도우미로 인식하고, 오히려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초대하고 격려하며 함께 안전한 예배환경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지역사회의 방역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방역의 주체로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상호존중의 자세로 함께 해야 합니다.

 

방역당국은 한국교회를 방역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관리하며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교회를 지역사회 방역의 주체로 세우기 위해 더 가까이 대화하고, 과학적 예방정보를 나누며 공조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우리는 46일 개학을 필두로 전 방위적 생활방역단계로 이행해야 하는 현실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생활방역단계에서는 종교ㆍ시민사회가 방역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방역당국은 이 점을 명심하고 지역교회를 포함한 종교ㆍ시민사회와 공동의 생활방역시스템을 구축하기 바랍니다.

 

한국교회는 일제 강점기와 냉전 분단기와 산업화 성장시기에 모이는 교회의 현장예배를 통해 민중들의 고난을 위로하며 신앙적 연대를 다져 왔습니다. ‘모이는 교회를 성장의 원동력과 지표로 삼아온 한국교회에게 현장예배는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우리는 예배의 또 다른 차원, 흩어지는 교회가 되어 삶의 자리를 예배의 자리로 승화시키는 영적 차원을 훈련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예배의 핵심이 특정 장소와 시간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이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시공이 진정한 예배의 시간이요, 예배의 장소입니다.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와 영을 담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영적으로 참되게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새로운 신앙의 질적 차원을 열어가야 할 때입니다.

 

한국교회는 조직체계상 중앙집권적 상명하달체제가 아니라 지역교회가 대의적 의사결정과정과 실행에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체제입니다. 그 안에는 수평적이며 민주적인 다양성이 공존합니다. 한국교회의 이 같은 특성이 지니는 대중적 변혁적 역동성을 가지고 생명의 안전을 위해 일심동체가 되어 나가므로 세상의 본이 되어야 합니다. 이미 놀랄 만큼 수많은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온라인 예배와 가정예배를 중심으로 예배형태를 재구성해서 진행하며, 방역과정 전면에 나서서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존폐 위기에 처한 작은 교회들을 돌보기 위한 나눔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교회의 현장예배 행태와 몇몇 교회의 집단감염을 모든 한국교회로 일반화하여 부정적 이미지를 조장하는 일부 언론과 방역당국의 언행은 주의를 요합니다.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저항하는 특정 교회의 집회에 대한 방역당국의 제재를 종교탄압으로 일반화하여, 교회 대중을 자극하는 교회지도자들의 언사도 자제되어야 합니다.

 

코로나19 방역전쟁에서는 한 사람, 한 교회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상 속에 존재하며 세상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할 교회가 고립된 섬처럼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 부활절연합새벽예배를 내려 놓으며, 한국교회가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복음과 성령의 빛 아래서 우리의 삶과 사역을 성찰하며, 생명의 길, 좁은 길로 돌이킬 것을 간절히 호소합니다.

2020. 3. 2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교회일치위원회 위원장 황선엽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기사입력 : 202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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