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춘숙 치유의힘●침묵(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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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숙 2020-09-15

또 다른 언어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1941)가 겪었던 에피소드이다. 어느 날 집안일을 돌봐주는 하인의 출근이 늦어지자 타고르는 은근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그가 나타나지 않자 타고르는 내심 이 녀석 나타나기만 하면 혼내 주리라 작정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참지 못할 분노로 변했다. 오후 늦게 모습을 드러낸 하인에게 타고르는 다짜고짜 자기 집에서 나갈 것을 명령했다.

 

그러자 주섬주섬 자신의 짐을 챙겨서 나가던 하인은 뒤돌아보며 마지막 인사를 올린 후 주인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젯밤 제 딸년이 죽어서...”라며 말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이 충격적인 사건이 있은 후 타고르는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의 사정을 알아보지 않고 남을 탓하거나 독단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 친절한 마음가짐은 상대에 대한 공감적 이해에서 비롯된다. 세상을 사노라면 말이 너무 많아 공해로 여겨질 때가 있다. 상대와 소통할 때에도 말을 혼자 독식하기보다는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묵은 금이다(Silence is gold)”라는 속담이 있듯이, 가장 귀한 말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침묵의 언어인 것이다.

 

말은 드러낸 인격이다. 그래서 말을 할 때에는 인격을 가다듬고 품격 있는 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꽂듯 하는 말이라면 삼가야 옳다. 마음이 강팍해지고 거칠어져 있다면 주변의 자연과 소통하며 마음을 정화시켜야 한다. 꽃향기도 맡아보고 바람의 숨결도 느끼며 자연을 벗하면, 어느새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언제나 상대를 나보다 낫게 여기며 존중하는 태도로 살아간다면, 다짜고짜 일방적으로 퍼붓듯이 하는 말은 줄어들고 침묵의 언어가 늘어날 것이다. 주의깊은 경청은 공감대가 형성될 뿐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돈독하게 한다. 때론 상처로 인해 마음 아파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적당한 침묵은 필요하다.

 

지혜로운 침묵(沈黙, silence)의 언어가 필요한 때이다.”

 

관련 성경말씀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

(잠언 10:19) Amen.  

국헌(菊軒) 조춘숙 <상담학 박사/칼럼니스트>jrose1906 @hanmail.net 

 

 

기사입력 :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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