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때도 전염병 돌 때 차례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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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2020-09-15

 

▲ 역병이 돌 때는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는 내용이 적힌 조선시대 일기. 안동 풍산 김두흠의 일록(왼쪽)과 안동 예안 김령의 계암일록.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안동 풍산 김두흠의 일록, 예안 김령의 계암일록, 하회마을 '하와일록' 등에 기록

 

코로나 19 감염확산 우려로 정부가 추석 명절 때 귀향 자제를 요청하는가 가운데 조선시대에도 역병이 돌 때는 차례를 생략했다는 일기가 공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은 15일 소장 일기자료 가운데 역병이 유행하는 탓에 설과 추석 등 명절 차례를 생략했다는 내용이 담긴 일기를 공개했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경북 예천에 살던 초간 권문해는 1582215일 쓴 '초간일기'에서 '역병이 번지기 시작하자 차례를 행하지 못하니 몹시 미안하였다'"나라 전체에 전염병이 유행하는 탓에 차례를 지내지 못해 조상님들께 송구스럽다"고 썼다. 이틀 뒤 작성한 일기에는 '증손자가 홍역에 걸려 아파하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또 안동 예안의 계암 김령 역시 160955일자 '계암일록'에서 '역병 때문에 단오 차례를 중단했다'고 했다. 앞서 51일 일기에는 '홍역이 아주 가까운 곳까지 퍼졌다'고 적었다.

 

안동 하회마을의 류의목은 1798814일자 '하와일록'에서 '마마(천연두)가 극성을 부려 마을에서 의논하여 추석에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정했다'고 했다. 안동 풍산의 김두흠은 185135일자 '일록'에서 '나라에 천연두가 창궐하여 차례를 행하지 못하였다'고 했다.

 

'팔도에 전염병이 크게 퍼져 사람들이 많이 죽었는데 홍역과 천연두로 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현종실록(1668)의 기록으로 미뤄 당시 홍역과 천연두가 크게 유행한 탓에 백성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준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옛날부터 집안에 상을 당하거나 환자가 생기는 등 우환이 닥쳤을 때는 차례는 물론 기제사도 지내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정결한 상태에서 지내야 하는 차례와 기제사가 전염병에 의해 오염된 환경은 불결하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람 간의 접촉 기회를 최대한 줄여 전염병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는 조선시대 홍역과 천연두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파괴력이 강한 전염병이고,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일상을 포기한 지도 벌써 수 개월째 접어들고 있다""평화로운 일상을 하루 속히 되찾기 위해 조선시대 선비들처럼 과감하게 추석 차례를 포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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