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포트라이드’ 보고 40년만에 사제의 성적학대 고백한 일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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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목 기자 2020-09-25

 

▲ 교회 신부들의 성적 학대를 미국 신문 기자들이 파헤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스포트라이트'


낙태 상담하자 밀실서 성교 강요”...56
천만원 손해배상 제기  

 

일본에서 한 여성이 약 40년 전 가톨릭 사제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사제와 주교구 등을 상대로 5100만엔(56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센다이 지방 법원에 냈다고 일본 언론들을 인용해 인용해 중앙일보가 25일 보도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제소한 여성은 센다이 시의 간호사 스즈키 하루미(67)로 원고 측 변호사에 따르면 가톨릭 교회 내에서의 성 피해를 호소하는 소송은 일본 내에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스즈키는 가정 일에 관해 상담했던 지난 1977년 사제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즈키는 20대 때 아들 둘을 낳은 뒤 남편의 폭력이 심해져 임신중절 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그는 가톨릭에서 금기시하는 낙태를 했다는 죄의식에 시달렸다.

 

고민 끝에 당시 다니던 가톨릭 교회에서 신부에게 상담했을 때, 도움을 얻기는커녕 교회의 한 밀실에서 사제에게 성교를 강요당했다고 한다. 그 뒤 스즈키는 트라우마에 시달려왔다. 한 때는 알코올에 의존하기도 했다.

 

2015년 스즈키는 정신과 의사로부터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이 죄의식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스즈키는 지난 2016년 가톨릭 중앙 협의회에 피해를 신고했지만, 당시 센다이 주교구의 주교로부터 "합의 후에 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즈키는 이 발언으로 2차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스즈키는 지금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 스즈키 하루미    

 

스즈키는 지난 24일 제소 후 기자 회견을 통해 "목소리를 내지 못해 고통받는 피해자는 많을 것이고 그런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는 의미에서 제소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를 본 지 40년이 넘었지만 잃어버린 내 존엄을 되찾고 중대한 인도적 범죄를 끝내기 위해 제소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나쁘지 않다, 가해자에게 100%의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즈키가 4년 전에 본 한 편의 영화가 인생을 바꿨다. 교회 신부들의 성적 학대를 미국 신문 기자들이 파헤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스포트라이트'였다.

 

스즈키는 자신과 비슷한 괴로움을 안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영화에 나왔던 미국 성직자에 의한 학대피해자(생존자) 네트워크에 연락해 일본 지부를 만들었다.

 

그는 "세계인과 연결되어 있다"면서 "피해자 상담 등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끼리 만남도 주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지통신은 "원고 측 변호사에 의하면, 사제는 성적 학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입력 :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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