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국내외 조사결과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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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열 기자 2020-10-07

세계 각국 자살상담전화와 자살률 급증...최대 기저요인은 실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사태로 인해 우울증과 그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직장을 잃거나 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울증과 고독감에 시달리다 삶을 포기하고 싶은 감정으로 귀결되는 것인데 국내외에서 공통된 조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5(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8월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400명 가운데 10%지난 한 달 사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 말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답했다. 2018년 조사 때보다 두 배나 뛴 비율이다. 특히 18~24세에서 이 같이 응답한 비율은 4명 중 한 명 꼴로 나타나 청년세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예방 상담전화가 급증한 것도 암울한 신호다. CDC 자살예방 전문가 샐리 커틴은 매체에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 상담전화가 8배까지 폭증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 심리치료 애플리케이션() 토크스페이스의 영상 상담 신청도 250% 폭증했는데, 불안 증세가 심각한 환자가 비약적으로 늘어 전체 신청자의 40%에 달했다.

 

팬데믹 이후 발표된 일부 국가의 자살률 추정치만 봐도 심상치 않다. 일본의 8월 자살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7% 늘어난 1,854명으로 집계됐다. 이전까지 꾸준히 감소하던 추세가 반전된 것이다. 태국 정부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국민이 지난해 인구 10만명 당 6.6명에서 올해 9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살률을 높이는 최대 기저 요인은 실업이다. 통상 실업률과 자살률은 비례적 관계를 보인다. 의학전문지 랜싯은 실업률이 1% 증가할 때마다 유럽 내 자살률은 0.79%, 실업급여가 적고 총기 접근이 쉬운 미국은 0.99%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역사적으로도 감염병이 창궐하면 어김없이 극단적 선택도 늘었다. 1918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 확산 당시 유럽 내 자살은 33%가량 급증했다. 디에고 데 레오 슬로베니아 자살예방연구소장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행 때 홍콩에서도 노인 자살률이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관련 조사와 연구 활발...‘코로나 블루에 질병코드 부여 필요성도 제기

 

한국도 관련 조사와 대응책 연구가 활발해졌다.

 

서울시는 지난 978일 시민 39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정신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뤄진 올해 상반기 불안 장애 상담 건수(18,931)는 신종 코로나 사태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13,067)보다 44.8% 급증했다. 지난해 한 달 평균 9,217건이던 자살예방 상담전화 건수 역시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월평균 16,457(1~8)으로 78.6%나 늘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사진) 국민의힘 의원은 6이젠 심리방역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코로나19도 질병코드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앞서 정부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자체적으로 질병코드를 부여했었다.

 

지난 8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도 백 의원의 질병코드 부여 제안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으나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복지부는 또 다른 질병코드 담당기관인 통계청에 신종 코로나 상황이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질병코드 신설을 검토하자는 의견을 전했으나, 통계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종 결정된 내용으로 반영할 계획이란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상황이다. 국내에서 질병 분류 기준으로 삼는 한국표준질병ㆍ사인분류(KCD)WHO의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을 기초로 한다.

 

이에 현재 WHO에선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앓는 후유증에 대해서만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 의원은 이렇게 될 경우 정신불안을 호소하는 많은 국민들은 심리방역에서 소외될 수 있다코로나 블루가 질병으로 분류가 돼야 진단기준이 명확해져 질환 정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고, 지금보다 세심한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인 우울감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자살충동까지 느끼게 하는 등 코로나 블루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질병코드 부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실제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지난 825~28일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분노ㆍ공포를 느낀다는 응답은 각각 25.3%, 15.2%에 달했는데, 이는 신종 코로나 재확산 전인 8월 첫째주(6~9) 조사보다 2.2, 2.8배 높은 것이다.

 

그는 코로나 블루 질병코드 신설과 관련해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계법 222항은 표준분류 원칙과 상관없이 통계청장 재량에 따라 특수분류로 질병코드를 신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사입력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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