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울하다고?’ 웃음 뒤에 완벽히 숨겨진 우울…상처를 드러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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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 대기자 2020-10-18

러드퍼드, 괜찮다는 거짓말에서 환자들 사례 통해 우울증과 완벽주의 긴밀한 관계 설명 

 

겉으로 보면 무척 잘 지내며 밝고 빈틈없는 사람인데 아슬아슬할 때가 있다. 무너지기 직전인 사람이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은 “괜찮다, 아무 일 없다고 말한다. 사실 괜찮은 게 아니다

 

겉보기엔 아무런 문제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모든 게 힘들게만 느껴지고, 어두운 감정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표출하거나 표현하는 건 너무 어렵고, 할 일을 해내지 못할까봐 불안과 긴장으로 마음이 굳어진지 오래다. 그럼에도 지금만 참고 지나가면 다 괜찮을 거라고 한다. 그런 벼랑에 서있는 당신을 위한 사려 깊은 진단과 실제적 치유법을 제시한다. 우울증과 완벽주의에 대한 혁명적 개념인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Perfectly Hidden Depression)’을 통해서다.

 

미국 임상심리학자 마거릿 로빈슨 러더퍼드(Margaret Robinson Rutherford) 박사는 25년 이상 우울증의 다양한 양상, 그중에서도 우울증과 완벽주의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파고든 끝에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이란 용어를 만들어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우울의 실체와 연구 결과들을 괜찮다는 거짓말: 우울증을 가리는 완벽주의 깨뜨리기(마거릿 로빈슨 러더퍼드/송성별/북하우스)라는 저서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그는 많은 환자와 내담자를 만나며 연구한 이 개념을 통해 구체적 증상과 사례를 설명하고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당사자들의 치유를 돕는다.  

 

심리학계와 SNS를 뜨겁게 달군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의 모든 것

 

25년 경력의 러더퍼드 박사는 우울증의 다양한 양상, 그중에서도 우울증과 완벽주의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파고든 끝에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제안했다. 저자인 러더퍼드 박사가 2014년 제안한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증이라는 개념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으며 심리학계와 SNS(사회관계망)를 뜨겁게 달궜다괜찮다는 거짓말: 우울증을 가리는 완벽주의 깨뜨리기는 겉으로는 완벽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무너지고 괴로워하는 이들의 심리적 문제를 탁월하게 설명하고 분석한 책으로 꼽힌다.

 

저자가 그동안 수많은 환자들과 내담자들을 만나며 갈무리하고 연구한,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증후군의 증상과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당사자들의 치유를 돕는 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이란 무엇일까. 우울증의 통상적 진단 기준에 비추어보면 우울증이 아니지만, 남모르는 심리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저자는 이를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이라고 정의한다. 이 증후군은 필요 이상으로 과잉된 책임감 자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성취감을 찾기 위해 과제에 매몰되기 타인의 안녕을 중요시하지만 타인이 나의 내면세계에 접근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 것 개인적 상처나 슬픔, 괴로움을 자기연민으로 평가절하하기 등을 특징으로 한다.

 

마음속 깊이 숨겨진 이런 심리적 고통은 아무리 외면해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을 괴롭힌다. 저자는 이러한 양상을 평범한 완벽주의의 그림자라고 지적한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심리, 즉 완벽주의가 약하고 어두운 감정을 평가절하하거나 소홀히 하게 만들었다는 것. 말하자면 이는 자기자비와 자기수용이 결핍되어 나타난 증후군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을 겪고 있다면, 나아질 방법이 있다. 이 책은 증상을 설명하고 개념의 논리를 쌓아올리는 것은 물론, 치유로 나아가는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과도한 책임·성취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소중한 삶 흔들릴까 심리적으로 불안 

 

책 속의 한 사례이다. ‘내털리는 직업상 큰 성공을 거두었고 유명해졌으며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사람이었다. 모든 일에 성실하기 그지없이 임했고, 아이들에게는 세심하고도 열성적인 어머니였다. 아이들 학교에서도 지역사회에서도 봉사활동을 했다. 그런 그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술과 약물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다. 심리치료사에게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저 집안일에 끝없이 시달린다고, 특히 남편이 출장을 자주 다니게 된 뒤로 고단해서 꼼짝도 할 수 없는 기분이라고 했을 뿐이다. 그녀는 우울하다기보다 불안하고 바짝 긴장해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저자가 사례로 든 내털리의 자살 시도는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을 보여주는 강력한 각성 신호였다. 이 일이 있고  뒤 그는 자신이 남들은 모르는 절망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먼저 스스로 받아들여야 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끊임없이 수치심을 안겨주는 내면 속 비난의 목소리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을 만들게 된다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로 힘들어하는 이들의 남모르는 심리적인 문제를 포착하기 위해 저자는 책에서 과도한 책임감과 자신을 고양할 수 있는 성취감을 찾아 과제에 매몰되는 모습, 타인이 자신의 내면에 접근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태도 등의 특징을 제시한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일상이 점점 더 힘들게 느껴지고 스스로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느낄 때가 적지 않다는 것이 대표적인 이 증상자들의 호소이다. 이는 자신의 내면에서나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어서 놀랍기까지 하다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은 공식 진단명이나 정신장애가 아니다우울증을 가릴 수 있는 증후군을 가리키려고 만들어낸 용어이다잘 알려지지 않는 이 우울을 지닌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태껏 소중하게 꾸려온 삶을 흔들어 감추어왔던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통제력을 잃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나약함·욕망 등 다양한 감정들연민의 눈으로 받아들여야 치유의 첫걸음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치유를 위해선 자신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자기를 수용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강점뿐 아니라 약점까지 내보일 때 평온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감정을 절제하지도, 숨기지도 않게 된 스스로가 낯설고 불편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수치심억울함, 질투,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나 욕망까지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런 감정들의 존재에 연민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현실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인 괜찮은 생각, 감정들과 다시 연결하고 대신 단단하게 받쳐 준다는 안정감을 얻는 게 현실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나약함, 약점, 잘못도 나의 일부이며 필수적인 것임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치유의 과정이 시작된다일반적인 우울증이 활력이 결핍한 상태라면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증은 자기수용이 결핍한 상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울증을 키우는 완벽주의를 과감히 깨뜨릴 것을 주문한다

▲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마거릿 로빈슨 러더퍼드 박사는 『괜찮다는 거짓말』에서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을 치료하기 위해선 자신의 자신감과 불안, 강함과 약함 등의 다양한 면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배우는 자기수용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이 책은 임상적 진단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하지만 내면 깊숙이 감정을 숨기고 꾸역꾸역 참는 사람들, 심지어 본인들이 참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 ‘완벽주의에 가려진 우울이 무엇이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단계인 ‘1: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 이해하기로 시작해서,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서술한 ‘2: 치유의 다섯단계’,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되새겨야 하는 내용들을 설명하는 ‘3: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이 개념을 소개한 후부터 상담한 내담자들의 이야기, 자신의 공황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서술하여 책의 내용이 더욱 잘 이해되기도 하고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이 참으로 위험한 동시에 발견하기 힘든 우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여러 활동들을 함께 소개하여 독자들이 자신의 숨겨진 우울증을 발견하고 책을 읽으면서 함께 치유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아무 문제도 없는데?’, ‘내 인생은 완벽한 것 같고 나는 모든 것을 잘 해낼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이 책의 1부는 읽을 필요가 있다.

 

만트라 만들기1부의 첫 성찰활동이다. '만트라'는 자신이 원하는 긍정적인 목표나 경험을 정신적으로 일깨워준다. 이를테면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등이다. 책을 읽다보면 강박주의, 완벽주의에 가려진 우울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언제나 완벽한 스펙을 갖추고 있으며 그 어떤 역량도 부족하면 안 된다는 완벽주의 같은 것들이다. 또한 책을 읽으며 자신에게도 완벽주의에 숨겨진 우울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생각에 사로잡혀 책을 덮고 무작정 잊으려 하지 말고 2부의 치유단계를 거쳤으면 한다. 만약 그 완벽주의 규칙으로 인해 스스로를 검열하고 더 참으며 자신을 억죄고 있다면 과감하게 버리는 연습을 하며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추천사에서 완벽하지 않아도, 괴로운 감정을 표현해도, 아플 땐 아프다 이야기해도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알려준다. 거기서부터 시작하자며 차근차근 방법을 알려준다. 실수가 싫고, 아픈 게 뭔지도 모른 채 책임감만으로 혼자 짊어지고 가고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고 썼다.  

 

저자 마거릿 로빈슨 러더퍼드(Margaret Robinson Rutherford) 

임상심리학자. 미국 아칸소주 파이블러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5년 이상 환자들과 내담자들을 만나며 우울증, 불안장애, 관계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 한편, ‘허핑턴포스트’ ‘사이키센트럴’ ‘사이컬러지 투데이’ ‘더 마이티등의 매체에 정신질환과 심리치료에 대한 글을 기고했다. 2012년부터 개인 블로그와 팟캐스트를 통해 상식적이면서도 사려 깊은 치료법을 대중에게 전해왔다.

 

러더퍼드 박사가 2014년 제안한 완벽하게 숨겨진 우울은 통상적인 우울증과 다른 일련의 심리적 증후군을 가리키는 것으로, 겉으로는 완벽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무너지고 괴로워하고 있는 이들의 심리적 문제를 탁월하게 설명해냈다. 이 분석은 블로그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미국판 허핑턴포스트에 실리면서 더 넓은 층의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기사입력 :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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