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만들지 않고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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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 2015-08-10

그리스 신화의 아폴로와 다프네 얘기를 들어 보았는가. 활쏘기의 명수인 아폴로는 작고 귀여운 활을 쏘는 큐피드를 놀리다 약이 오른 큐피드의 금 화살을 맞는다. 큐피드는 또 납 화살을 쏘아 아름다운 요정 다프네를 맞힌다. 금 화살을 맞은 아폴로는 다프네를 너무나 사랑하게 되어 계속 그 뒤를 쫓고, 납 화살을 맞은 다프네는 아폴로를 극도로 싫어해 도망을 다니다 결국 그녀를 불쌍히 여긴 강의 신에 의해 월계수 나무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우리 모두 겪어본 일이다. 난 쟤가 좋은데 왜 쟤는 날 싫어할까. 비단 남녀관계뿐이겠는가. 직장이면 직장, 학교면 학교, 친해지거나 같이 일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 해서, 그 사람도 나를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는 보장은 없다. 몇 년 전 김대중(40·동국대 선임연구원) 박사의 흥미로운 연구 발표가 있었다. 한 기관 구성원들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다섯 명, 그리고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다섯 명에 대해 묻고 이를 이용해 사람들 사이의 좋고 싫어하는 관계의 익명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를 분석한 연구였다.
 

그림1의 네트워크가 바로 연구에 사용된 익명의 자료를 이용해 그린 것이다. 만약 구성원 A가 B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한다면 그 관계를 A에서 B로 향하는 파란색 화살표로, 반대로 A가 B를 싫어한다면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했다. 또, A를 좋아하는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보다 많으면 A를 파란색 동그라미로, 거꾸로 A를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으면 붉은색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많지는 않지만 흰색 동그라미는 A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정확히 같은 숫자라는 뜻이다. 그리 크지 않은 네트워크이지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파랗고 붉은색 화살표를 각각 다섯 개씩 내보내니 전체 그림을 그려보면 이처럼 복잡하게 보여 한눈에 네트워크의 특성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자세히 보면 그림의 가운데 몰려있는 붉은색 동그라미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당히 많은 붉은색 화살표를 받고 있는 것이 보인다. 즉, 대여섯 명의 소수 사람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는 말이다. 이처럼 복잡한 그림도 원하는 정보만 골라 간략하게 다르게 그리면 더 명확한 얘기를 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친구가 많은 사람(즉, 다른 사람들로부터 파란색 화살표를 많이 받는 사람)의 순서로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사람들을 줄 지워 세워놓고, 세로축의 플러스 쪽에는 친구의 숫자를, 마이너스 쪽에는 적의 숫자(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붉은색 화살표의 수)를 막대그래프의 형태로 그린 것이다. 먼저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실은 친구가 많은 사람은 적이 거의 없고, 적이 많은 사람은 친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살면서 피부로 느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긴 하지만, 이처럼 실제의 자료를 이용해서 정량적인 결과로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친구의 숫자를 보여주는 파란색 막대는 천천히 줄어드는 데 비해 적(敵)의 숫자를 보여주는 붉은색 막대는 마지막 부분에 급격히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즉,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친구의 숫자는 고만고만하지만, 적의 숫자는 들쭉날쭉해서 심지어는 구성원 전체의 80% 정도의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사람도 있다. 한편, 친구가 가장 많은 사람의 친구 수는 구성원 전체의 30% 정도를 넘지 않는다. 요즘 청소년 문제에서 ‘왕따’는 익숙한 단어이지만, 왕따의 반대말은 언뜻 떠오르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소수의 존재는 일반적인 사회관계의 네트워크에서도 폭넓게 관찰되는 보편적인 특징일지 모른다.
 
‘적’ 많은 사람은 친구가 거의 없어…적이 친구로 바뀐 경우 3년간 全無  

‘사랑’과 ‘미움’이 보여주는 행태가 다르다는 것은 시간에 따른 네트워크 구조의 변화에서도 볼 수 있다. 네트워크의 많은 연결선 중에 어떤 연결선은 시간이 지나면 ‘친구’관계에서 ‘적’ 관계로 변할 수도, 또 그 반대도 가능하다. 또 없던 연결선이 새로 생겨 ‘친구’ 또는 ‘적’의 관계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있던 연결선이 시간이 지나 없어질 수도 있다. 만약 두 사람을 잇는 연결선이 없다면 그 뜻은 둘 사이의 관계가 친구도 아니고 적도 아닌 ‘중립’적인 관계임을 의미한다. 3년의 기간 동안 연결선의 특성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추적해 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친구’ 관계는 3년이 지나도 여전히 70%는 ‘친구’관계로 남아있는 데 비해, ‘적’ 관계는 3년이 지나면 50% 정도만이 유지된다. 즉 ‘친구’ 관계의 지속성이 ‘적’ 관계의 지속성보다 크다는 뜻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친구’가 ‘중립’으로 바뀔 수는 있지만(약 30%의 비율) ‘친구’가 ‘적’으로 바뀌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1%보다 작은 비율)는 것이다.
 
‘적’ 관계는 이보다도 더 극단적이어서, 3년의 시간 동안 ‘적’ 관계가 ‘친구’ 관계로 바뀐 경우는 단 하나도 없었다. 드물기는 하지만 그래도 친구는 적이 될 수 있지만, 적을 친구로 만들기는 그보다도 훨씬 더 어렵다는 뜻이다. 우리 세상사에서 유념할 만한 결과일 듯하다. 그래서 적을 애초에 만들지 말아야 한다. 한 번 적이 되면 친구가 되기 어렵다.
 
사람을 대화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 따라서 말이 중요하고 대화가 중요하다. 여기에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사람을 얻는 마법의 대화기술 56≫이라는 책을 한권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 적을 만들지 않고 사람을 얻는 관계를 유지하는 비법을 익혀두면 좋을 것 같다.
 
 
말로 상대방 제압하기! 우아하게 갈등을 조정하는 고품격 커뮤니케이션!
 
이 책은 공격하지 않고 우아하게 이기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전수한다. 속이 상하면 화가 나고 눈물부터 나는가? 속사포처럼 쏟아 붓는 상대의 말 한마디에 반박 한번 제대로 못하고 얼굴만 붉어지는가? 무슨 문제만 생기면 바로 화부터 내는가? 저자는 이런 이들을 위해 언어적 공격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알려준다. 본문은 이 기술을 '텅후(Tongue Fu)' 기술이라 명명하였다. 쿵후가 신체적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라면, 텅후는 심리적 공격을 막아내는 정신적 무술이다. 텅후의 목표는 타인의 언어적인 공격에 모욕을 당하지 않고 자신 있게 행동하는 것이다. 갈등을 예방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며 무례한 상대에게까지도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방법, 요컨대 적을 만들지 않고 사람을 얻는 방법이다.
 
누군가 공격을 해왔다 해도 마음과 입을 잘 다스려 언어적 모욕을 당하지 않고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게 돕는다. 본문은 이 텅후 법칙을 다양한 예시, 유명인들의 조언과 함께 제시한다.

말 자체가 안 통하는 상대, 어떤 일이든 불평부터 하는 상대, 매우 분노한 사람 등을 다루고 그들로부터 협력을 이끌어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거기에다 늘 사람들이 따르게 하는 대화 기법을 설명한다. 특히 살아가면서 겪게 될 일상적인 갈등 상황이나, 상대의 공격에 바로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사안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의 포인트는 누구도 마음 다치지 않고, 싸우거나 분노하지도 않고, 하지만 양쪽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평화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한다. 손이 아니라 말을 이용하여 상대에 대항하는 법을 제시한다.
 
지은이 샘 혼(Sam Horn)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미국에서 비즈니스 컨설팅, 강연, 워크숍, 저술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NASA(미 항공우주국), 휴렛 팩커드, 포 시즌스 리조트 등 미국의 유수한 기업 등에서 50만 명에게 강연을 해왔으며, 2003~2004년에는 ‘뛰어난 강연자 상’을 받기도 하였다. 《POP》(엘리베이터 스피치), 《Conzentrate》, 《What's holding you back?》등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써 호평을 받았다. 샘 혼의 웹 사이트는 www.SamHorn.com이다.
 
1부. 우아하게 이기는 법
 
"anger에 한 글자만 더하면 danger가 된다." 불공정하거나 불친절한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이 경우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먼저 공감의 질문(나라면 어떨까?)을 던져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보는 것이 좋다. 용서하고 잊어버리게 하는 또다른 질문은 "이 사람은 왜 이렇게 까다롭게 구는 걸까?"이다. 상대가 불친절하게 구는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내가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하는 까닭은 그것이 바로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참지 못하는 것은 알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든 사람에게 성내기보다 공감한다면 상대의 적대감은 사라지고 나와 상대 모두 행복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내가 적을 없애는 방법은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링컨) 상대의 의도를 간파하여 무효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상황에서 한발짝 떨어져서 사태를 직시하고 분석할 줄 알아야 한다.
 
엉뚱하게 화풀이 대상이 되었을 때 "왜 저한테 화풀이를 하시나요?"라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자신의 분노(=순간적인 광기)를 깨닫게 하면 대부분 엉뚱한 상대를 향한 분노를 가라앉힐 것이다. 이것은 힘에 맞서지 말고 힘의 정체를 밝히라고 해석할 수 있다."나중에 되삼키려 애쓰지 말고 그 순간 꿀꺽 말을 먹어버려라."(루스벨트) 용기란 '단호하게 위험에 맞서게 하는 영적인 힘'을 뜻한다. 이전 상사를 쓰레기로 만드는 사람은 존경받을 수 없다. 무언가 꼭 말해야 한다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해야 한다. 침묵이 세련된 말보다 더 큰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강한 주장은 때로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지만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더 많다. 반대로 협상상황에서 상대의 긴 침묵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침묵을 견디는 능력이 강한 성격과 성숙함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인간의 뇌는 말해진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 반대되는 모습은 그려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너무 빨리 가지마"보다 "좀 더 천천히 가"가 효과적이다.
 
누군가가 당신을 정면으로 깎아내릴 때는 "무슨 뜻이죠?"라고 상대방에게 공을 떠넘기는 것이 좋다. 현상에 집착하기보다 질문을 통해서 원인을 밝혀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궁극적인 지혜란 현재에 살고 미래를 계획하며 과거에서 배우고 얻는 것이다." 바꿀 수 없는 과거에 대해 입씨름하는 것은 낭비다. 할 수 있는 일은 과거에서 배우는 것뿐이다. "누가 한 짓이냐?"는 책임규명보다는 "이제 어떻게 할 수 있을까?"하는 해결책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 상대의 마음을 바꿀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 논쟁은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관계를 망가뜨릴 뿐이다. 그런 경우에는 잠시 입을 다문 뒤 "우리 둘 다 옳아요."라고 말하고 다른 주제로 옮아가는 것이 좋다. 부부가 자녀 문제 때문에 의견이 갈려 다툴 때 필요한 것은 "우리는 한 팀이야"라는 한 문장이다. 도달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목적지가 같다는 것을 확인하면 적대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막다른 길(서로 양보가 안 되는 대립지점)에 도달했을 때는 일단 다른 화제로 돌려 우호적 분위기를 만든 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2부. 하지 말아야 할 말, 해야 할 말
 
'하지만'이라는 말은 대화를 말싸움으로 바꾸는 망치다. '하지만'은 보통 부정적인 소식을 이끌기 마련이다. '하지만' 다음에 오는 말이 핵심이기 때문에 그 앞의 말은 열심히 들을 필요가 없다. 상대방의 말을 부정하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듯한 '하지만' 대신에 '그리고'를 쓰면 훨씬 생산적인 대화가 된다. '하지만'은 적대감을 낳고 '그리고'는 공감을 낳는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이렇게 했어야지." 하는 것도 그저 상대방의 체면을 깎고 자존심만 상하게 할 뿐 아무 소용이 없다. 과거의 잘못을 꼬집어 심판하는 대신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실수를 가차 없이 처단하는 냉혹한 사람이 아닌, 실수에서 배울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명령보다는 부탁이 상대의 협조를 얻는데 유리하다. 명령을 질문과 권유의 문장으로 바꾸면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더 잘 협력하게 한다. 훈계는 도움을 주려는 마음에서 나왔을지라도 책망이나 비난으로 들리기 쉽다. 훈계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때문에 할 수 없다'라는 말 대신 '~하면 할 수 있다'로 바꾸어 말하는 것도 좋다. 상대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박탈하는 셈이고 이는 분노를 부른다.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하는 대신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돕는 행위로 바뀐다. 할 수 없는 일, 얻을 수 없는 것 대신에 할 수 있는 일, 그로 인해 상대가 얻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이해와 공감의 촛불이 밝혀질 것이다.'문제'라는 말이 문제다. '문제'라는 말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상대방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그러다가 결국 모두가 만나기 싫어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말하는 방식이 세상을 보는 눈을 결정하기도 한다. 가령 고객불만처리팀을 품질보증팀으로 이름만 바꾸어도 사기가 올라가는 것과 같다. 우리의 태도가 세상을 색칠하는 크레용이고 우리의 태도를 색칠하는 크레용이 바로 우리가 쓰는 말이다. 극단적인 표현은 극단적인 반응을 유발한다. 그것이 비록 진실에 바탕을 두었더라도 과장되면 상대의 분노를 유발하는 것이다. 대화가 주관적으로 빠지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하도록 하려면 실제상황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극단적인 표현은 질문으로 되돌려 줌으로써 갈등을 피할 수 있다. 사건 자체는 스트레스를 일으키지 않는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본래부터 좋거나 나쁜 일은 없다.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세익스피어) 그러므로 상황을 과장 없이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건이 일어난 후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적절한지 알아보려면 "정말 그런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좋다. 

3부.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는 대화의 기술
 
상대가 나를 대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순간 즉각적으로 항의하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이런 경우 "지금이 괜찮은 시점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후통첩을 하기 전에는 중대성, 지속성, 일의 전후(前後)상황, 의도성, 변화 가능성, 장단기 손익 계산 등의 여섯 가지 기준을 적용해서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남이나 상황을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언제나 가능하면서 또한 효과적이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말한 바대로 '새로운 풍경을 찾는 대신 보는 눈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텅후(Tongue Fu)의 핵심은 자신의 권리와 상대방의 권리를 동시에 지키는 것이다.
 
성공적인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비결은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 관계를 망치지 않고 부탁을 거절하려면 다음의 네 단계가 참고가 된다. ①"잠깐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해"라고 말하기 ②'아니야'와 '그래'를 동시에 말하기(부탁받은 것은 거절하되 대안을 제시) ③'아니야'라고 말하고 다른 방법으로 문제 해결하기 ④단호하게 죄의식 없이 '아니야'라고 말하기. 인간관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접근법은 자신을 처음에 두고 남을 또한 고려하는 것이다. 자기가 일방적으로 희생당하지 않으면서 대안을 제시해 관계도 해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려다가는 정작 제일 중요한 사람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할 수도 있다. 한정된 자원인 시간과 에너지를 함부로 쓰지 않으려면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한다. 언제 어떻게 '아니다'라고 말해야 할지 배우지 못한다면 결국은 자신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도무지 말을 그칠 줄 모르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수다쟁이의 입을 막는 방법으로는 ①양쪽의 요구가 균형을 이루었는지 확인하기 ②말을 가로막고 상대방의 이름 부르기 ③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요약하기 ④대화를 과거 일로 만들기 ⑤단호한 어조로 다정하게 마무리하기 등이 있다. 처음부터 상대가 말을 시작하지 않도록 막아야 할 경우도 있다. 직장 생활에서는 먼저 해야 할 일에 시간을 배분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누군가 말을 걸어올 때, 그것이 지금 내가 하는 일보다 중요한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먼저 상대방의 이름을 부른 후 자기도 시간을 할애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한 뒤에 먼저 해야 할 일을 설명하고 나중에 조치할 것에 대해 협조를 구한 후 정중한 인사로 마무리 짓는 것이 좋다.
 
생산적 회의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①한 번에 한 사람만 말하기 ②한 안건에 대해서는 한 사람이 한 번씩만 말하게 하기 ③발언시간 제한하기 등의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규칙을 세우고 요구하는 회의 진행자는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모든 참석자의 권리가 공평하게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효과는 크다.자신감이 없어지면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진다. 정신적인 예행연습인 '그려보기'가 큰 도움이 된다. 그려보기를 잘 하려면 ①실제 상황을 가능한 한 가깝게 재현하기 ②원하는 상황을 그려보고 어떻게 대답할지 계획하기 ③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반복 연습하기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청중들 앞에서 떨리고 부끄럽다면 "내가 어떻게 보일까?"가 아니라 "이 시간을 어떻게 모두에게 유익하게 만들까?"하는 식으로 초점을 청중에게로 이동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상황 그려보기를 하였으면 적절한 속도와 적절한 기술로 말하여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 설득의 원칙으로는 ①긍정적 기대를 가지고 상황에 접근하기 ②반대를 예상하고 준비하기 ③요점에 번호를 붙여 정리하기 ④상대의 요구에 맞춰 상대의 언어로 말하기 ⑤상대가 나의 아이디어로 시도하게끔 동기 부여하기 등 다섯 가지가 있다. 그래도 원하는 것을 얻는데 실패했다면 Retreat(퇴각), Reevaluate(재평가), Reapproach(재시도)의 3R이 있다. 내 아이디어를 듣고 상대가 받아들이도록 하려면 명제를 질문으로 바꾸는 소크라테스의 방법이 효과적이다.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줌으로써 저항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실을 전하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한다.
 
물을 마시라고 강요하는 대신 목이 마르게끔 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만약 언어적 공격으로 상대방을 조정 또는 통제하려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면 이들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 가지 방법은 '너/당신'이라는 주체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상처 입은 이들은 대체로 행동을 주도하기보다 불안을 내면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잘못된 일의 원인이 선량한 피해자가 아닌 심술꾼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하게 알리는 것이다. 심술꾼을 미워해서는 소용이 없다. 최후통첩을 하기 전에 따져야 할 6가지 기준을 적용해 맞설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심술꾼은 끝까지 괴롭힐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굴다가는 결국 무사하지 못할 거야"라고 위협적인 말을 해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가 되기도 한다. 

4부. 사람을 얻는 대화법
 
상대방에게 주의를 집중해 주는 것이 그로 하여금 자기 존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화난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면 그는 저절로 목소리를 낮추고 이성적이 된다.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 연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잘 듣는 능력이 중요하다. listen과 silent는 같은 철자로 이루어져 있다. 상대가 말을 끝냈다고 신호를 보내면 그 다음에 자기 이야기를 해야 메시지의 주고받기가 가능해진다. 리더십은 잘 듣는 것이다. 잘 듣기 위한 비결에 Look(바라보기), Lift(눈썹 올리기), Lean(앞으로 당겨 앉기)의 3L이 있다. 대화를 독려하고 싶으면 높이가 같도록 하는 것이 좋다. 역할이 평등해지면서 말하고 듣는 행동 모두가 적극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상대가 스스로의 가치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리더십을 회복하는 길이다.피하고 싶은 질문이나 상황이 있다면 미리 그런 경우를 대비해 내놓을 재치 있는 답변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무례한 말에 충격받기보다 즐기는 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정말로 무례하고 공격적인 말을 들었다면 굳이 대답할 필요도 없다. 애초에 미끼를 물지 않아야 끌려 다닐 일도 없다. ‘힘들다’며 자기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하는 사람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좋지 않다. 슬픔과 고민에 빠진 사람은 해결책이 아닌 공감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상대방의 말을 반복해 줌으로써 상대가 문제를 똑바로 인식하도록 도울 수 있다. 상대가 불만을 터뜨릴 때 그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역효과를 낸다. 이때는 "그 말이 옳습니다"라는 마법의 표현이 있다. 불평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Agree(동의하기), Apoligize(사과하기), Act(행동하기)의 3A 방식이 효과적이다. 물론 귀책사유가 본인에게 있는 사람에게도 무조건 사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최소한 상대의 분노를 인정해 주는 것은 필요하다. 인정하고 행동하는 2단계를 실천하면 상대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감정을 폭발시키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왜 그렇게 못했는지 따지는 대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려면 처음부터 대화의 규칙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민감한 주제에서도 평화가 유지될 수 있게 하려면 ①남의 의견에 대해 부인하지 않기 ②낮은 목소리 유지하기 ③과거보다 미래에 초점 맞추기 등의 규칙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말싸움을 말려야 할 경우에는 기록이 유용하다. 기록을 하면 자신의 말이 나중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성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생각만 해도 싫어지는 사람에 대해서는 먼저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판단은 선입견에 매우 좌우되기 때문이다. 상대가 말을 끝내기 전까지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고 판단을 내리기 전에 충분히 기다릴 필요가 있다. "더 많이 판단할수록 더 적게 사랑하게"(발자크) 되는 것이다.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기대어 마음을 닫아버려서는 안 된다. "닫힌 마음이 가장 끔찍한 감옥"(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인 것이다. 통제력은 독점보다는 공유가 좋다. 여러 사람들이 관련된 일을 결정할 때는 혼자서 결론을 내리지 말고 실현가능한 대안 두 가지 정도를 고안해 내고 사람들로 하여금 고르게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통제력을 갖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좀처럼 고마워하지 않지만 통제력을 공유하는 경우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는다. 때려눕히기보다는 일으켜 세우는 길을 더 많이 선택할수록 스스로에 대해 더 만족하게 된다. 피그말리온 효과의 핵심은 '주는 대로 받는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기(氣)를 보내려고 노력하면 본인에게도 그것이 돌아오는 것이다.
 
키케로는 "끝없는 친절이 악의를 이긴다"고 하였다. 물론 노력이 무위가 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본인에게는 긍정적인 것만은 확실하다.부정적인 일이 일어나면 즉각 건설적인 철학이 개입해 마음의 평정을 되찾게 만드는 것이 좋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운명을 탓하기보다 "좋은 점은 뭐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면 긍정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사람들과 사는 과정에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이럴 때는 적절한 표현을 통해 그것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오해 때문에 서로 냉담한 사이가 되었다면 먼저 자신이 옳다는 마음을 넘어서야 한다. 과거는 과거로 흘러가게끔 하는 것이다.
 
당신 인생에서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하는 상대는 누구인가? 수선해야 하는 관계는 무엇인가? '평화는 풀뿌리 수준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그 출발점은 당신이다'라고 한 의사 겸 작가 스콧 펙의 말을 기억하라. 꾸물거리지 말라. 5분의 시간을 내어 수화기를 들고 통화하라. 아니면 자리에 앉아 그간 미뤄두었던 감사의 편지를 쓰라. 그 행동을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다면 후회하겠지만 말이다.(p271) <精吾 문윤홍·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기사입력 :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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