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문화와 불교-㉕ 로마-인도 관계, 불교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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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 이치란 스님 2021-06-14

로마제국에서 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 공인하기 이전, 불교사상 로마에 전파 돼

하와이대학 동서종교연구프로젝트,‘불교-기독교연구저널’ 1981년부터 발간하고 있어   

 

불교는 인도에서 출발했지만, 21세기 현재 불교는 서양에서 더 활발하다. 인도에서 제3차 경전 결집이 끝나고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 대왕은 불교 전도단을 각지에 파견했다. 세계의 그 어떤 종교보다도 종교 선교단을 파견한 것은 인류 역사상 불교가 처음일 것이다.

▲ 서양불교 스님들이 포살법회(우파와사타upavasatha)를 행하고 있는 모습으로 한 달에 두 번 같은 지역에 있는 승려가 모여 계경(戒經: 빠띠목까)을 암송하면서 자기의 허물을 반성하고 죄과를 고백, 참회하는 불교의 독특한 수행과정을 실천하고 있다.    

 

사실, 불교의 전도 역사는 22백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그때 그리스인들에게도 불교가 전파되었고, 이후 그리스 헬레니즘 시대를 종식시키고 로마제국을 연 로마제국에도 불교가 전달되었다. 하지만, 불교는 기독교가 로마제국에서 공인된 이후, 더 이상 서방제국으로의 진출은 약화되고 이후 이슬람의 대두로 불교는 서쪽으로의 전진은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중앙아시아를 경유하여 타림분지의 오아시스 국가를 지나서 동쪽으로 나아가는데 성공, 오늘날 동아시아 불교라는 전통을 확립하게 되었다.  

 

불교가 동쪽으로 진출하는데, 페르시아 계의 승려들이 큰 역할을 했다. 차츰 차츰 살펴보기로 하고 중세 시대에 진입하기 전의 로마와 인도의 관계를 고구하면서 불교의 위상을 천착해 보자. 서양불교가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19세기 이전의 서양불교사란 사실, 그레코(그리스)-박트리아 불교로부터 시작된다. 그레코 불교(Greco-Buddhism)는 기원전 4세기에서 기원후 5세기 사이, 현대 아프가니스탄, 인도, 파키스탄의 영토에 해당하는 박트리아와 인도 아대륙 사이에서 발전한 그리스주의 문화와 불교의 문화적 혼합주의를 의미한다. 그것은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에서 인도에 그리스인 진출로 시작되고, 인도-그리스 왕국의 설립에 의해 추가로 실시하고 그리스화한 쿠샨 제국이 번영하는 동안 연장된 상호 작용의 긴 일련의 문화적 결과였다. 그레코 불교는 불교, 특히 대승 불교의 예술과 대승사상에 영성적 철학적 사유방식에 영향을 주었다. 불교는 후에 궁극적으로 중국, 한국, 일본, 시베리아, 베트남으로 확산되었는데, 이것은 그레코(그리스)-박트리아 불교의 업적에 의해서이다.

 

아주 이른 시기에 불교는 서영철학 즉 그리스 철학과 한바탕 담론을 벌이게 되는데, 알렉산더 대왕 군대를 종군했던 소크라테스의 후예들은 인도 철학과 불교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오늘날 서양불교철학자들은 그리스의 피론주의(회의주의)와 불교철학의 유사성을 발견하여 연구하기 시작했다.

 

피론주의는 기원후 2세기 후기 또는 3세기 초, 섹스투스 엠피리쿠스가 기록한 게 남아있고, 기원전 1세기 아이네시데모스가 설립한 회의주의 학파다. 이는 기원전 360년에서 270년 사이 살았던 철학자 피론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철학적 사유의 내용을 기록한 것은 기원후 2세기이지만, 피론은 기원전 4세기의 철학자이다. 피론은 회의주의자였으며, 피론은 인도로 종군하여 나체 수행자들과 공부하고, 모든 것은 확실히 알 수 없다는 개념을 가지고 돌아왔다. 피론이 본래부터 회의주의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는지 아니면 인도 여행이후, 이런 회의주의적 사고를 하게 됐는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이것은 그리스적 사유와 인도적 사유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 기원후 1세기경의 불교확장과 인도-로마제국과의 관계 지도.    

 

빨리 경전에서도 그리스 철학과 불교사상의 유사성을 찾을 수 있지만, 대승불교의 논사인 나가르주나의 견(, dṛṣṭi)은 그리스-로마 철학적 사유와 같다고 서양불교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 니케아 신경(信經)을 들고 있는 콘스탄티누스 1세와 주교들.    

 

인도 불교와 로마 세계 사이에 있어 어떤 상호 작용 기록은 초기 기독교 작가들에 의해서 찾아 볼 수 있다. 기독교가 로마제국에서 공인된 것은 313년 콘스탄티누스 1세가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여 천주교에 대한 박해를 중지한데서 비롯된다. 325년 콘스탄티누스 1세는 제1차 니케아 공의회를 열고 그 동안 다양한 사상으로 분화되어 있던 기독교의 교리를 정리하도록 하였고, 이 공의회에서는 단성설을 주장하는 아리우스파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니케아 신경을 채택하여 기독교의 기본 교리를 형성하였다. 324년에서 330년 사이 로마 제국은 수도를 비잔티움으로 옮기면서 새롭게 도시를 건설하여 콘스탄티노폴리스로 개칭하였다. 새로 지어진 건물 가운데에는 교회도 포함되어 있었다.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신학의 집대성도 함께 이루어졌다.

 

이렇게 보면 기독교는 전도를 시작한지 300여년 이후에 공인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기독교도들도 인도에서 건너온 불교와 접촉이 있었을 것이며 초기 기독교 작가들의 불교에 대한 기록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로마세계와 불교의 교류 관계는 남인도의 타밀어로 된 텍스트에서도 발견된다. 이 기록에 따르면 2세기 경 로마 시민들 사이에 불교도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로마 역사 기록에 따르면 판디아국(기원전 4세기~서기 1650)은 인도 아 대륙 데칸 이남의 체라, 촐라와 함께 타밀라캄에 존재하던 타밀계 왕국이다. 이 세 왕국의 왕들은 통칭 '타밀의 세 지도자'라고 묶여 불렸기도 하였다. 판디아는 오늘날 남인도와 스리랑카를 포함한 광범위한 영토를 다스렸다. 초기 수도는 코카이였지만 이후 마두라이로 옮겼다. 이후 몇 차례 흥망성쇠를 거듭했지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다가 1650년에 멸망하였다

▲ 판디아 왕국의 최대 전성기 판도.    

 

로마제국시대에 판디아국의 왕은 대사를 로마에 파견하였고, 기원전 2213년 사이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임페라토르 카이사르 디비 필리우스 아우구스투스:Imperator Caesar divi filius Augustus, 기원전 63~ 서기 14, 재위: 기원전 27~ 서기14)와 접촉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밖에도 인도 불교승려들이 로마제국의 영내에 들어가서 활동했다는 기록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서양불교학자들은 밝히고 있다.

▲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백색대리석 조상, 높이2.04미터 1세기 작품, 1863년 4월 20일 로마시 근교 제1문 프리마 포트라에서 발견, 바티칸 미술관 소장.  

 

예수 시대에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미 인도 전역에 퍼졌고, 스리랑카, 중앙아시아, 중국으로 까지 널리 전파되어 있었다. 예수님도 불교란 종교를 몰랐을 리가 없다. 한 때 예수님도 인도에 가서 불교 공부를 했다는 설이 유행되기도 했었다.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설사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인도에 가서 공부를 했다고 해서 그 분의 사상과 행동에 어떤 부정적인 누가 된다는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베다 공부를 했고, 베다 사상을 수용할 수 없었기에 독자적인 길을 걸었던 것이다. 한국의 종교 지형에서 예수님이 인도여행을 하고 인도사상과 불교를 접하고 세상을 구원하는 목자로 나섰다고 해서 그 분의 위상이 저하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현대에 와서도 예수 보살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예수님의 사상과 활동은 불교의 보살 사상과도 너무나 상통하다는 것이 일부 학자들의 일치된 주장이기도 하다.    

▲ 하와이 대학에서 1981년부터 발간되고 있는 불교-기독교 관계 연구 저널.

 

미국의 작가이면서 역사가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 듀란트(18851981)는 말하기를 아소카 황제가 인도의 여러 지역과 스리랑카뿐만 아니라 시리아, 이집트, 그리스에 전도사를 파견했다고 지적하면서 기독교 교육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불교사상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전문 학자들은 불교와 기독교는 5세기의 차이가 있지만, 불교와 기독교의 도덕적 교훈은 어떤 유사점이 있으며, 삶의 신성함, 타인에 대한 연민, 폭력의 거부, 고백, 자선 및 덕의 실천에 대해서는 일치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와이 대학에서는 1981년부터 불교-기독교 관계연구가 동서종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구되고 있다. 한국에서만 이상하게도 기독교 개신교 일부단체에서 불교를 적대시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과 같은 다종교 사회에서 모든 종교는 결국 함께 가야할 공존적 운명이다. 지난 519일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가 열리고 있는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불교 폄훼 행위를 한, 한 개신교 단체의 행동과 사찰에 돌아다니면서 땅 밟기라는 미신적 행위는 중단되어야 하고 지탄받아야할 종교윤리에 반하는 사건이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필자 보검스님이 조계사에서 열린 한국불교예술문화 총연합회 창립총회에 참석.    

 

 

 

기사입력 :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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